전진혁 a.k.a DJ Kindergarten
#퇴근후디제잉 은 세상의 모든 직장인 디제이들을 응원하는 Point01에서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다양한 직장, 직업을 가진 #직장인디제이 분들의 퇴근 후 디제잉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많은 직장인, 프로 디제이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지난 몇 개월간 열심히 달린 것 같다. 벌써 29,30번째의 포스팅을 앞두고 처음 출발점에 선 느낌이 난다. 언제나 멋진 만남과 주옥같은 말씀을 전해주시는 많은 디제이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이번 2부작으로 전하는 이번 인터뷰를 시작해본다.
Point01(이하 P):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전진혁(이하 전):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P: 디제이 이름이 특이하신 데요. 킨더카튼 (Kindergarten)이라는 게..
전: 제 대학교 전공이 유아교육과예요. 그리고 유치원 선생님으로도 일했던 적이 있었고요.
P: 아! 처음 들었을 때부터 궁금했었던 질문이 해결되네요. 직장인 디제이로 꽤 오랫동안 디제이를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전: 네, 10년이 넘었을 거예요. 그리고 지금까지 디제이 생활을 하면서 한 번 도 디제이만 한 적은 없었어요. 제게 처음 디제잉을 가르쳐 주셨던 분이 그래픽 디자이너셨어요. 그분이 했던 이야기가 ‘한국에선 디제이만 해선 안돼 다른 거 하나 더 해야 된다’ 고, 시작했을 때부터 꾸준히 하셨던 말씀이에요.
P: 그럼 처음 어떻게 디제잉을 알게 되셨나요?
전: 처음에는 대학교 때 클럽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알게 되었죠. 잠시 유치원 선생님도 했었어요. 수업 시간에 126-128 BPM 정도의 하우스 음악을 틀어줬던 적도 있었어요. 애들도 굉장히 좋아했었고요. 근데 그런 음악들이 어린아이들 심장 박동수를 자극해서,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심장이 약한 친구들도 있으니깐요. 근데 아이들은 노래 시작 부분에 공박만 나와도 좋아했다. “와~북소리 신난다!” 하면서 하면서 춤추고. 근데 문제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굉장히 싫어하셨죠. 특히 유치원 선생님이 밤에 디제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분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었나 봐요.
P: 할 말이 없네요.
전: 사실 제가 대학교 다니면서도 줄곤 배운, 바람직한 유치원 선생님의 모습은 길에서 떡볶이도 마음대로 사 먹으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어디 가서 뭘 마음대로 해서도 안 되고, 염색은 꿈도 못 꿨죠. 사실 대학교 떼 학교 다니면서 찢어진 청바지 한 번 못 입어봤어요. 항상 면바지에 셔츠만 입고 다녔죠.
P: 그러면 당시 클럽 알바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건가요?
전: 제가 삐딱선을 탄 거죠. ‘내가 좀 하고 싶은 대로 해보자’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요. 이거라도 못하면 정말 힘들고 답답해서 학교 그만 들지도 모른다고 그랬죠.
P: 그러다가 유치원 교사로 일을 하시게 되셨고,
전: 네, 유치원에서 일하면서 좀 더 느꼈죠.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싫어하시고, 저도 너무 제약받는 게 많다 보니, 일을 그만두고 제 고향 대구에서 서울로 넘어오게 되었어요. 처음 디제잉을 대구에서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서울에 와서는 동대문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죠.
P: 본격적인 서울 생활의 시작이시군요. 그런데 시작을 디자이너라는 전혀 다른 분야로 하셨네요. 평소 옷에 대해 관심이 많으셨나 보네요.
전: 특별히 재능이 있던 건 아니었어요. 옷 입는 걸 좋아했었는데, 동대문에 와서 원단 구하고 샘플 뽑고. 말이 디자이너지 그냥 카피하는 수준이었죠. 그렇게 일하다가 운 좋게 L사 패션 회사 MD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P: 오, 대기업에!
전: 근데, 내부 사정으로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되었는데, 당시 같이 일하시던 분이 제게 원단 수입하는 일을 소개해 주셔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일종에 오퍼상으로 보시면 돼요.
P: 나름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오셨군요.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회사원의 신분으로 디제잉을 계속 유지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요.
전: 네, 이전 회사 다닐 때. 회사에서는 제가 디제잉하는 걸 정말 너무 싫어했어요. 디제잉 말고도 제가 퇴근 후에 자기 계발하려고 영어 학원도 다니고 그랬는데, 뭐하러 그런 거 하냐며 핀잔도 많이 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몰래 새벽에 클럽에서 디제잉을 했죠. 그러든지 말든지.
P: 지금 회사는 어떤가요?
전: 지금 회사는 다행히 제 활동에 많은 응원을 해주시는 편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거에 대해 이해해주시고, 최대한 서포트해주시려고 하시죠. 특히 제가 디제이다 보니 페스티벌이나 여타 행사에 참여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제 개인 연차를 그 시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배려해주시는 편이에요.
P: 킨더가튼님은 지금 한국 최고의 클럽인 옥타곤에 레지던트 디제이로 일하시는 걸로 유명하신데요.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전: 예전에 제가 ‘베라’라는 클럽에 레지던트 디제이 생활을 하고 있을 때, 행사에서 옥타곤 음악 감독님과 샷다마우스라 형님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예전부터 아는 사이긴 했지만, 한참 연락을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때 지금 클럽 준비하는 게 있는데 같이 할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어요.
P: 그게 옥타곤이었군요!
전: 네, 처음에 저도 그런 규모의 대형 클럽이 제대로 되겠냐고 비웃었어요. ㅎㅎ 근데 형님들이 재차 할지 말지 물으시길래 얼른 한다고 했죠. ㅎㅎ
P: 와우! 그러면 옥타곤 오픈 멤버로 시작하셔서 지금까지 하시고 계시는 거군요.
전: 네, 그런 셈이죠. 그동안 오픈 멤버들이 많이 자리를 떠났는데요. 저는 아직도 하고 있어요. 회사 생활도 그렇지만, 저는 버티는 게 이기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꼭 1등이 아니더라도, 2등이나 3등을 해도 되니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가는 게 제일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P: 오래 활동을 이어가시는 분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이 아닐까 합니다. 주변에서 회사 생활과 디제잉 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질문 많이 받으시죠?
전: 네, 주로 ‘나도 디제잉할 줄 아는데, 어떻게 당신처럼 일도 하고 클럽에서 디제잉도 할 수 있냐?’며 굉장히 궁금해하시죠. 근데 대부분의 이야기 맥락이 결국 ‘나도 클럽에서 음악 틀 실력이 있는데, 당신처럼 인맥이 없어서 이러고 있다’로 끝나더라고요. 저도 그런 질문 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거의 대부분은 ‘나는 가만히 있고, 남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고’ 있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안 되는 거라고 봐요.
P: 정확한 지적이시네요.
전: 저는 본인이 베드룸 디제이라고 하면, 오랜 기간 실력을 키우고, 언젠가 클럽에서 음악을 틀었을 때, 사람들에게 ‘와!’ 하고 감탄사를 얻을 수 없으면 아예 하지 말라고 해요. 실제로 보는 사람들이 아무도 인정 안 하는 데 혼자서 아무리 좋아해 봤자 아무런 의미 없는 거라고 하죠.
P: 베뉴에 사장님이나 직원들, 그리고 손님들의 분위기를 읽으면서…
전: 그렇죠. 그렇게 강하게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너는 운 좋아서 한 거 아니냐?’ 라며 되묻는데요, 저는 항상 베뉴에 성향을 파악하려고 하고, 특히 사장님이 어떤 음악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여기서 어떤 접점을 찾아갈 수 있는지 최대한 고민을 하는 편이거든요. 중요한 건 타협을 해서라도 뚫고 들어가야 하고, 본인의 자리를 만든 후에 본인이 진짜 원하는 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P: 데뷔를 꿈꾸는 베드룸 디제이들이 새겨들을 말씀입니다.
전: 이렇게 말하면 너무 얄팍하고, 영업 사원 같지만… 저는 타협이라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걸 인정할 수 없고 자기만의 색깔을 고집할 거면 결국 어떤 곳도 불러주는 곳이 없을 거라고 봐요. 실제 프로 디제이들 중에 언더 쪽이 아닌 일반 대형 클럽에서 활동하는 디제이들은 굉장히 많은 타협들을 하고 있어요. 업장의 요청에 다 맞춰서 준비하고, 또 혹시라도 모를 요청들도 준비하면서, 한 편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들에 대한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죠. 본인이 정말 한 장르에 특출 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어떤 디제이들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왜냐면 우리는 무대에 페이를 받고 올라가는 거잖아요. 당연히 어느 정도는 고려해야 하거든요. 물론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음악, 예술하시는 분들이 실제 그러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P: 이제 막 직장을 다니면서 디제이를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도대체 디제이라는 게 얼마나 하면 내가 투 잡으로서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거든요.
전: 전 일단 6개월이라는 기간을 잡으라고 해요. 6개월 동안 학원에서 배우던, 스스로 독학을 하던 디제잉을 익혀서, 지인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본인의 결과물을 들려줄 기회를 만들라고 하죠. 그리고 그 무대, 작업물을 보면서 사람들의 감탄사가 터졌을 때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그때부터 무대로 나갈 준비를 할 수 있는 거죠. 그렇지 않다면, 아쉽지만 취미로의 디제잉을 즐기라고 이야기 헤주고 싶어요.
P: 그렇다면 그런 평가는 어디서 받을 수 있을까요?
전: SNS에 받는 좋아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믹스 클라우드(Mix cloud)에 본인의 작업물을 올려보는 거죠. 내가 이 걸로 몇 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시험 삼아 보는 거죠. 무슨 음악 장르 차트에서 내가 몇 위까지 했다고 한다고 감을 잡고 점점 홍보 채널을 늘려가는 거죠.
P: 직장인, 디제이 이 두 가지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되는 건 뭔가요?
전: 일단 잠이죠. 그리고 디제잉에 맞춰서 돌아가는 주말 생활 패턴 일 거예요. 전 주말에는 디제잉을 위해 무조건 밤을 새우고, 평일에는 회사일을 위해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거든요. 요일 중에 일, 월, 금은 몸을 혹사당하는 날이라고 보시면 돼요. 예를 들면, 금요일 오전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 후 귀가해서 밥을 먹자마자 바로 나와서 클럽에서 밤을 보내고 집에 들어와요. 24시간을 꼬박 새우는 스케줄을 몇 년째 계속하고 있네요.
킨더카튼 님의 인터뷰 2부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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