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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 장규일 Sep 25. 2015

퇴근 후 디제잉 #12

직장인 디제이프로젝트 No.12 DJ Joey a.k.a 김종하

#퇴근후디제잉 은 세상의 모든 직장인 디제이들을 응원하는 Point01에서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다양한 직장, 직업을 가진 #직장인디제이 분들의 퇴근 후 디제잉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직장인 디제이 분들을 만나다 보면 항상 2가지 경험을 동시에 하게 되는데, 그분들의 직업적인 이야기와 지금까지 즐겨온 디제잉,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뒤섞여 밀려온다.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내가 더 배우게 되고 더 겸손해지는 것 같아 스스로도 감사한 시간이다. 12번째 손님을 모셔보도록 하자.


직장인 VS. 디제이


Point01(이하 P):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한 번 시원하게  부탁드립니다.

김종하(이하 김) : 안녕하세요, 직장인디제이 김종하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P: 지금 어디서 일하시는 지 먼저 설명  부탁드릴게요.

: 네, 저는 현재 미래에셋 생명에서 영업 관리직, FM 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영업 직원 분들과 같이 움직이면서, 여러 가지 회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P: 직장인을 떠나 디제이로서 본인의 이름은 어떻게 되시나요?

김: 제 영어 이름이 Joey인데, 그게 좋아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P: 네, 종하 씨는 디제잉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김: 제가 클럽 가는 걸 좋아하는데, 21살 때, 그러니까 군대 가기 전에 클럽에서 놀면서 이 문화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디제이들을 보게 되었고, 배우게 되었어요.

P: 이전에 따로 음악을 배우시거나 그런 적은 없으셨나요?

김: 혹시 코리아나라는 그룹 아시나요? 저희 어머님께서 예전에 코리아나 멤버 셨던 분과 1년 정도 같이 음악 활동을 하신 적이 있어요. 그 영향 때문인 지 어릴 적부터 많은 음악을 듣고 자란 던 것 같아요.

P: 무대나 남들 앞에 서는 게 낯설지만은 않았겠네요.

김: 네, 저는 오히려 대중 앞에서 음악을 트는 것에 대한 열망이 컸던 것 같아요. 꿈을 계속 키워 오다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DJ SOUL에게 레슨을 받고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P: 그러면 아무래도 독학 보다는 레슨을 권장하시는 편이겠네요?

김: 아무래도 그게 더 유리한 것 같아요. 기본기의 경우엔 레슨을 통해 얼른 배우고 남들 앞에서 본인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P: 좀 더 실력을 쌓는  것보다, 무대 경험을 빨리 가지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로 봐도 될까요?

김: 저는 솔직히 집에서 혼자서 트는 음악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레슨을 하고 있던 와중에도 빨리 대중 앞에서 음악을 틀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었고, 동호회에도 나가고 실력이 조금씩 쌓이면서 지금은 3 군데 정도의 크루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P: 오~ 굉장하신데요? 각 크루 소개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 물론이죠. 첫 번째로 Mudult라는 크루인데 저랑 같이 디제이를 배우던 수강생들이 만든 팀이고요, , Gemstone이라는 크루는 제가 올드스쿨, 뉴디스코를 좋아하다 보니 그런 취향의 디제이들 끼리 모여 만들게 된 팀이에요. 그리고 마지막은 , Twostep이라는 크루이고, 현재 국내에서 제일 가는 직장인 디제이 동호회라고 생각합니다.

P: 크루에서 활동만 하는 것도  정신없으실 것 같네요. 언제부터 무대에서  플레이해보셨나요?

김: 저는 DJ SOUL님의 소개로 이태원에 있는 풀문이라는 클럽을 알게 되었고, 파티를 기획하게 되어 처음 그 무대에서 음악을 틀기 시작했어요.


직장인의 옷을 벗고 무대 위로!


P: 종하 씨에게 디제잉의 재미, 매력은 뭔가요? 어떤 이유 때문에 그렇게 집중하시는 건가요?

김: 모든 직장인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까진 말 그대로 직장인이에요. 그리고 주말 저녁엔 디제이로 활동하고 있죠. 회사에서 나와 클럽에서 관객들을 보며 음악을 틀면서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험은 정말 안 해보신 분들은 모를 거예요. 그리고 제가 원하는 음악으로 관객과 밀당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P: 종하 씨에게 본인에게 무대란 어떤 건가요?

김: 영화 반칙왕 보셨죠? 거기에 송강호 씨를 보면 직장인과 레슬링 선수, 이중생활을 하는데요. 저에게 디제이, 무대는 이중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성격이 급해서, 남들보다 더 빨리, 자주 무대에 서서 경험을 쌓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적어도 한 달에 3-4번은 무대에 서서 음악을 틀어요.

P: 멋지네요, 지금까지 경험했던 무대 중에 최고를 꼽는다면요?

김: 날짜까지 기억나는데, 6월 20일에 했던 Gemstone 첫 파티였는데,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했는데, 운이 좋아서 제가 메인 타임을 틀게 되었어요. 그리고 1시간 동안 정말 즐겁게 음악을 틀었던 기억이 나요. 당시 그 무대가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웠던 무대였고, 많은 분들의 응원과 환호를 받았었어요. 그리고 제가 듣기로 당시 가게 밖에서 제 음악을 듣고 들어온 외국인 손님도 많았었다고 해요.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신나고 그렇네요 ㅎㅎ

P: 직장인 디제이 분들에게 항상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장비를 꼭 사야 하는가에 대한 건데요, 본인의 생각은 어떠세요?

김: 저는 약간 지르는 편이라 레슨 한 지 두 달째 만에 R-1이라는 장비를 구입했었고, 지금 RX라는 장비로 바꿔서 쓰고 있어요. 레슨을 통해서 기본기를 배우고 나면 본인에게 맞는 장비를 사서 연습하는 게 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P: 아무래도 클럽 무대에 자주 오르시니 요즘 클럽씬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김: 프로 디제이들이나, 클러버, 파티고어 분들이 들으시면, 건방진 말일 수도 있는데, 제가 보기에 강남 쪽은 EDM이라는 장르에 너무 편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음악에 집중한다기 보다는 MD들의 테이블 팔이, 즉 모객에만 집중되는 것 같아 아쉬워요. 이에 반해서 이태원 쪽은 아직까진 다양한 음악이 공존할 수 있는 분위가 되는 것 같아요. Cakeshop이나 pistil 같은 곳만 봐도 그렇고요. 제 성향도 이태원 쪽과 잘 맞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태원에서 많이 활동을 하지 싶어요.

P: 약간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이라 조심스럽긴 한데요, 직장인디제이가 느끼는 프로 디제이와의 실력 차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 제 의견이 전체 의견이 아니니 편하게 말씀드릴게요. 헤드라이너에 나오시는 스케줄원이나 킹맥 같이 정말 저희가 아무리 애를 써도 다다를 수 없는 격차를 가지신 디제이 분들도 있지만, 요즘 클럽에 가 보면 직장인 디제이들과 크게 수준차가 나지 않는 디제이들도 종종 볼 수 있어요. 그런 디제이들이 무대를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들죠.

P: 아무래도 전에 언급하신 클럽씬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김: 네, 클럽 업주들의 편향된 취향과 조금이라도 페이를 덜 주고 싸게 쓰려고 하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디제이들을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있어요. 씬 자체에서 그런 분위기를 정화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P: 진짜 프로 디제이가 더  중요시되는 환경이 필요하겠네요.

: 저는 디제이는 본인만의 음악 라이브러리나 감성, 색깔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단순히 유행하는 노래 틀면서, 페북프로필 사진에 그럴싸한 사진으로 올려놓는 Fake 들을 보면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해요. 우리 아마추어 들도 그냥 놀기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말씀하신 격차를 따라 잡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감히 생각하고 있어요.

P: Fake DJ들이 들으면 등에 식은 땀 좀 흘리겠는데요? ㅎㅎ IMF(이태원 뮤직 페스티벌)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IMF, 그 위대한 서막...


: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공연이 두 번째예요. 8월 14일에 1 회를 진행했었는데, 당시 분위기도 좋았고 매출도 잘 된 편이어서 당시 가게 측과 그 건물에 건물주의 도움으로 좀 더 많은 곳에서 2회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미 3회도 준비 중에 있고요. 이렇게 하면서 내년부턴 홀수 달에만 진행할 생각이에요.

P: 놀랍네요. 본인이 생각하는 흥행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아무래도 저는 이게 직장인 디제이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직장인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공격적인 면이 존재한다고 봐요. MD나 파티 플레너들의 도움 없이도 주변 지인을 포함해 일정 수준 이상의 모객이 가능하고, 이게 실제 매출로도 연결된다는 걸 가게에 보여 준거죠. 그래서 더 탄력을 받아 2회, 3회로 이어 진행할 수 있다고 봐요.

P: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가게 수가 많이 늘고 있군요?

: 네, 1회 때는 한 군데였는데, 2회 때는 3군데, 3회 때는 6군데로 점차 늘려가고 있어요.

P: 그럼 이번 2회가 굉장히 중요하겠네요.

: 네네, 1회 같은 2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디제이 섭외에서도 많이 신경을 썼고, 아마추어와프로디제이 들 간에 비율을 잘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스티브 우, 타이거디스코, 나비, Adroit joe 같은 분들이 합류해 주셔서 개인적으로 나 페스티벌 적으로 더 풍성해질 거라고 봐요.

P: 이런 기획을 혼자서 하긴 쉽지 않을 텐데요?

: 같이 일하는 동생 태경이의 도움이 컸죠. 지금은 학생인데, 앞으로는 저는 전체 디렉팅을 주로 맡고 그 친구가 대부분의 기획과 운영을 할 예정이에요.

P: 이런 기획을 계속 진행하시는 데, 따로 생각하는 그림이 있다면요?

: 아무래도 직장인 디제이다 보니 저 같은 분들이 더 많아지고 이 씬이 커져서 프로 디제이들을 밑에서 받쳐줄 수 있는 그림이 나왔으면 해요.

P: 좋은 기획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도 2회, 3회 열심히 홍보하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아직 갈 길이 머네요 ㅎㅎ

P: 헤드라이너에 대한 생각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사실 저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대해 들었었는데, 방송 기획하시는 분이 전혀 디제이에 대한 이해가 없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불편한 시선으로 볼 것 같아요.

P: 아무래도 프로그램 자체가 다양한 이슈를 내포하고 있다 보니 그런 느낌이 없지 않죠. 구준엽, 박명수 같은 연예인 디제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 저도 연예인 디제이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드는데, 구준엽 씨나 춘자 씨 같은 분들은 직접 제가 보고, 주변 프로 디제이들의 평을 통해 판단해보면 굉장히 노력도 많이 하시고 진지하신 것 같아 리스팩트 해요. 그리고 박명수 씨의 경우에는 실망이 크죠.

P: 이유가 있다면요?

: 일단 연예인 버프가 너무 심해요, 만약  그분이 저희와 같은 아마추어 직장인 디제이였다면 벌써 몇 번이나 무대에서 조기 강판되었을 실력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디제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방송이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적어도 본인도 음악을 만들고 플레이하는 디제이라면 오히려 방송에서 왜곡되어 보이는 그런 표현이라도 바로 잡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P: 제가 직장인 디제이 분들을 뵐  때마다 박명수 씨 관련 질문으로 하고 있는데, 이 인터뷰의 최종 지점인 100회 전에 꼭 나오셔서 해명(?)의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종하 씨의 디제이 롤 모델이 있다면요?

: DJ Adroit Joe과 Brax 님을 꼽고 싶어요. 두 분다 직장인 디제이로서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런 것만 봐도 열정과 노력이 대단하다는 게 느껴져요.


시작이 반이다. 일단 지르자!


P: 네, 저도 공감합니다. Brax님의 경우 조만간 한 번 뵙고  인터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디제잉을 배울지 말지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 저는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해요. 꼭 디제잉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대중 강연이나 학원에서 상담이라도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생각에 머물지 말고 시도해보면 생각보다 디제잉이 쉽다는 걸 아실 거예요. 이게 약간 논란 거리일 수 있지만, 제 생각에 직장인 디제이들은 정상을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다양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쉽게 시작하고 즐길 수 있어야 꾸준히 할 수 있거든요.

P: 회사 다니면서 디제이를 하시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음악은 주로 언제 들으시나요?

: 쉽진 않아요. 디제이라면 적어도 음악 만큼은 어디 가서도 꿇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저는 주로 차에서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인데, 출퇴근 시간에 주로 들어요.

P: 직장인 디제이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 2015년은 제 포트 폴리오를 쌓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성공적인 IMF 진행이 필수겠죠. 그리고 가능하다면 주말 만이라도 레지던트 디제이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 규모는 작지만 음악적 다양성이 있는 클럽에서 내공을 쌓으면서 내실을 채우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프로 디제이로서 cakeshop 같은 곳에서 공연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 생각하는 중장기적 목표는 클럽 B1에서 레지던트 디제이가 되고 싶어요 ㅎㅎ 

P: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 얼마 전 어느 클럽에서 플레이 도중에 강판된 한 프로 디제이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강판 이유가 클럽 업주가 원하는 음악을 틀지 않았다는 이유였다는 게 충격이었어요. 음악에 대한 이해나, 파티의 콘셉트에 대한 고민 없이 여전히 자극적이고 단순하게 돈벌이로만 이 씬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 ‘프로’ 디제이들도 많고요. 저는 아직 실력도 인지도도 없는 일개 직장인 디제이지만 다음 준비를 하는 그런 디제이가 되고 싶어요.

P: 네, 진정성 있는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희 Point01에서도 열심히 도와드릴 수 있었으면 하네요.

: 감사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디제이를 배우고, 스스로 동호회를 조직하고, 클럽을 빌려 파티를 한다. 그리고 그 경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이전 보다 더 많은 직장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문화로 들어온다. 이와 반대로 ‘진짜’ 프로 디제이들은 알게 모르게 무대에서 밀려나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좀 더 세련되고 진정성 있는 직장인 디제이들이 이 문화의 중간을 조금씩 채워주고 나름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진심으로.


* [퇴근 후 디제잉 Facebook 그룹]: goo.gl/1JWgZQ

* [뮤직 앤 컬처 전문 Podcast] 고딴거 : goo.gl/YMd2GC

*  마이크 임팩트 강의 [퇴근 후 디제잉] : goo.gl/uz83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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