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일의 B컷 #016
뭐든 첫 경험이 중요하듯, 퇴사 역시 처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름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밤낮없이 일했던 나는 좀 더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고, 회사에 퇴사를 통보하게 되었다. 퇴사에 대한 몇 번의 상담이 이어진 후 뭔가 ‘탁!’하고 풀린 느낌이 들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느슨해져 버렸다.
'어차피 마지막인데...'라는 느슨함에 취해 앞뒤 구분도 안 하고 시간만 보내던 그 순간, 선임의 호통이 날아들었다. '나갈 때까지 너는 이 회사 직원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하라고'. 순간 정신이 확 들면서, 다시 전과 같이 업무를 이어가며 마지막 날까지 무사히 인수인계를 끝나고 학교로 떠날 수 있었다. 그 후로도 입사와 퇴사는 내 인생을 따라다녔지만, 적어도 퇴사할 때만큼은 그때 그 순간이 기억난다.
입사만큼, 퇴사도 제대로 해야 한다.
퇴사를 회사에 통보한 그 순간, 그냥 그대로 모든 걸 던져버리고 사라지고 싶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절차를 지켜 회사와 잘 작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인수인계를 위해 자료를 작성하면서 그동안 느꼈던 생각들도 함께 전해줄 수 있도록 하자. 지나 보면 마지막 당신의 모습 또한 소중한 평판 중 하나이며, 사회인으로서 당신에 대한 이야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입사를 위해 고민한 것만큼이나 퇴사도 제대로 연습할 수 있어야 한다.
잘 안 되는 거 잘 안다. 그래도 해야 한다.
다음 스테이지의 당신을 위해서 라도.
#장규일의B컷 #퇴사의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