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일의 B컷 #038
열등감은 곧잘 나를 우울하게 한다.
새로운 누군갈 만나거나, SNS나 책을 통해 누군가의 눈부신 모습을 볼 때면, 어느샌가 열등감이 쓰나미처럼 나를 때린다. 나도 누군가처럼 '그런 거 신경 안 써.'라고 쿨 하게 넘어가고 싶지만, 물 만난 스펀지처럼 너무나도 빠르고 깊게 그 열패감을 빨아들이곤 만다.
'아마 내 인생은 평생 이런 메슥거림이 가득할지도 모를 거야. 마치 몸에 꽉 끼는 정장을 처음 입었을 때의 그 답답함과 불편함이랄까...'
그러다 문득, 지금껏 나를 지탱해온 게 이 열등감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넘실거리는 우울과 절망에서 도망치기보단, 좀 더 버티고 적응해 보자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이 역시 당연한 내 삶의 재료 중 하나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지금은 열등감과 우울함이 밀려올 땐, 메모장을 피고 조용히 내게 물어본다. 무엇이 너를 그렇게 답답하게 만드는지, 어떻게 하면 그 기분을 해소할 수 있을지, 어쩌면 다른 이유에서 시작된 그 불편함을 오해해서 생긴 건 아닌지 등을 적고 또 적으며 나를 달랜다. 여전히 열등감은 내게 뱃멀미 같은 메슥거림을 주지만, 예전처럼 정신 줄을 놓친 않을 정도로 나를 붙잡을 힘은 생긴 것 같다.
"인생은 고통이 기본값입니다. 그런데 행복이 인생의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기록의 쓸모 중에서-
#장규일의B컷 #열등감이겨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