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일의 B컷 #039
월요일엔 개통령, 수요일엔 뿌주부. 매주 나는 TV 속에서 이 두 명의 아저씨들과 함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만나러 떠난다. 이 두 사람은 참가자들이 처한 힘든 상황을 보고 들은 후 쉼 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얼마간의 소란과 침묵이 반복된 후 혼란스럽던 상황은 종결되고, 참가자들은 이전보다 밝은 표정으로 눈시울을 적시며 감사를 표한다.
답이 없는 시대에 나에게 답이 내어줄 사람. 그들이 말하는 건 무엇일까.
1. 기본, 기본, 기본.
식당 주인이라면 본인이 제공하는 음식을 누구보다 좋아해야 하고, 가게에 오는 손님을 보고 웃으며 따뜻한 말 한마디 정도는 건넬 수 있어야 한다. 반려 동물을 기르는 사람 역시 자신처럼 사랑하고 때론 그들의 단점도 함께 품어줄 수 있는 아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 태도를 취할 자신이 없다면 빨리 식당 문을 닫고 다른 직업을 찾거나 반려 동물을 기르지 않는 편이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 모두가 다 식당을 하고 반려 동물을 키울 필요는 없으니.
2.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유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유튜버를 포함해 수많은 손님들이 그 집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밀려드는 초유의 상황. 여태 만져보지 못했던 돈이 눈 앞에 쌓이는 그 순간 식당 메뉴를 줄이고, 내일을 위해 하루에 몇 팀으로 손님을 한정하라는 그의 조언을 얼마나 잘 따를 수 있을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싶은 주인에게 필요 이상의 감정을 주지 말아야 하며, 때로 눈 엄하게 다룰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있다면 귀에 잘 들어올까?
3.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방송에 나온 식당 사장님들은 대부분 어둡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상황에 파묻혀 스스로 질문하는 법을 잊어먹어 버리곤 그저 백 대표가 정답을 말해주기만 하염없이 기다린다. 주인을 물고, 너무 사나워 집 밖에 나갈 수 조차 없는 개들의 키우는 주인들 역시 이유모를 답답함과 걱정으로 강 훈련사에게 답을 묻는다. 두 사람은 다시 상대방에게 묻는다. 계속 묻고 또 물으면서 그리스 청년들을 괴롭혔던 소크라테스처럼. 지루한 문답이 이어진 후 조금씩 조금씩 방향이 보이고, 본인의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고 그제야 두 사람은 넌지시 본인의 마법 같은 솔루션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내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좋다. '본인의 경험과 철학으로 매주 누군가를 절망 속에서 구원하는 두 슈퍼스타의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에.
#장규일의B컷 #뿌주부와개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