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일의 B컷 #042
코미디언의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을 보다 보면 사전에 짠 것처럼 말도 안 되게 웃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를 보는 MC와 패널들은 말도 안 된다며 폭소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정작 당사자 본인은 그 장면을 보며 허탈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곤 한다.
"여러분은 잘 안 믿으시겠지만, 제 인생에는 이런 상황이 정말 비일비재해요. 왜 그런 지 모르겠어요."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이 '특정한 기운을 끌어당기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부분인데,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없지만, 적어도 십수 년 간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우리는 우리 스스로 어떤 기운을 끌어당기게끔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샤머니즘적이고 허무맹랑할 순 있지만, 좋은 기운을 품은 이들에겐 더 자주 호사가 일어나고,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이들에겐 공교롭게도 그런 삶이 연속적으로 펼쳐짐을 보게 된다. 나 역시 삶을 살면서 때론 긍정적인, 때론 나쁜 생각을 할 정도로 억울한 상황이 발생한 적이 허다했다.
그럼 좋은 기운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화수 떠놓고 온 우주의 좋은 기운을 모으려 108배를 하면 될까? 물론 본인의 마음 가짐부터 제대로 먹는 게 중요하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갑자기 꿈속에 조상신이 나타나 로또 대박 번호를 불러줄 일은 내가 산 주식이 상한가를 갈 확률만큼 적을 거다. (이렇게 적고 나니 슬프네...)
자석에 못을 붙여본 적이 있는가?
자석에 붙은 못은 자성을 띄게 되고 옆에 있는 다른 못을 끌어당겨 함께 자성을 띄게 만든다. 자석이 강하면 강할수록 덩달아 붙는 못은 많아지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 못을 떼어내면 못에도 일정 부분 자성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 어떤 기운을 불어내기 위해선 나 스스로 어떤 자성을 띌 것인지, 그리고 이를 강화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런 생각과 실천이 쌓일 때 조금씩 주변의 것들이 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자석을 손에 쥐고 모래 더미 속을 휘저으면 시커먼 철가루들이 얇게 자석 주변에 붙은 걸 볼 수 있다. 눈으론 볼 수 없었던 작은 알갱이들이 자석의 끌림에 반응해 맹렬하게 달려온 거다. 나 스스로 세상을 향해 긍정적 자성을 꾸준히 보여줄 수만 있다면, 세상 곳곳에 흩어져 있는 철가루들은 언제든 당신을 향해 달려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장규일의B컷
#자석같은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