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회사원 장규일 May 21. 2021

습관적 비판

장규일의 B컷 #044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문득문득 멈칫거리는 순간이 있다. 예전에 나는 그러지 않았는데(물론 이 생각은 다소 편향적일 수 있다.), 어딘가 날이 서 있다던지, 계속 뭔가를 입 속으로 집어넣고 있다던지, 자리에 누우면 눈이 말똥거리고, 출근해서 자리에만 앉으면 피곤이 쏟아진다던지. 분명 예전의 나완 다른 모습에 어색해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나는 유독 누군가의 성과나 행위에 대해 습관적으로 비판(이라 쓰고 비아냥이라 읽는…)하곤 했다. 


고기도 씹어본 놈이 잘 먹는다 했던가! 


 누군가를 헐뜯는 건, 생각보다 에너지가 적잖이 드는 행위이지만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나면 나만이 느끼는 만족감에 묘한 기분을 느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회사원으로서 내 일상에 일정 이상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욱더 큰 어그로가 끌리고, 나의 반론이 제대로 먹혔(?)을 때 더 큰 희열이 온다. 상대방이 몇 날 며칠을 피와 땀으로 빚은 성과물 위로 몇 마디 툭 던지며 '저거 사실 별거 아냐.'라고 이야기하고, 발끈하는 상대를 향해 더 강하게 대응하던 순간들이 어찌나 뿌듯하던지.


 결국 뿌린 대로 거둔다고. 나 역시 내가 손발이 다 닳도록 재미 보던 바로 그 행위에 호되게 당하고 나서야 이 '습관적 비판'의 폐해를 시리게 느꼈고, 그동안의 내 허튼짓들을 하나 둘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10여 년 간의 직장 생활을 하며 나와 같이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는 일들을 적잖이 보는데,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러하다면 그 행동의 끝에 뭐가 남을지를 한 번쯤 생각해보길 간곡히 빌어본다. 


 당신은 회사라는 조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남다른 성과를 낸 이들에 대해 시기와 질투를 퍼붓고,

내가 속한 팀을 부정하고 씹기 위해 본연의 업무마저 소홀히 하는 사람이 돼버린 건 아닌가. 


 당신을 도와주기 위해 손을 뻗는 이들의 마지막 호의마저 매몰차게 무시하고, 

자신의 그 어리석은 공명심을 채우기 위해, 언젠가 자신이 혀를 끌끌 차며 욕하던 반대편까지 기어이 넘어가 상대를 향해 씩씩거리고 있진 않은가.


 하루속히 이 하향 곡선에서 벗어나, 타인이 아닌 나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내 소중한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하자.


#장규일의B컷

#습관적비판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고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