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일의 B컷 #045
“00님의 전 직장에 연락해서 본인에 대해 물으면 어떤 이야기를 해 줄 거 같나요?”
면접 때 내가 종종 면접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생각보다(?) 다양한 답변들이 나오는데,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직장 내에서 본인이 받고 있는 평판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고 또 기대하고 있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회사에서의 평판은 연 단위의 인사 고가 또는 360도 평가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받아볼 수 있는데, 이런 과정이 강제로 치러지는 시험처럼 느껴지다 보니 혹시나 있을 부정적 평가가 마냥 부담스럽기도 하고, 피드백을 청하기도 그리 쉽지 않다.
사회 초년 시절에 내게 직장 내 평판 관리라 함은 사내에 특정 인물과 사적인 관계를 잘 설정한다던가, 다른 부서 인원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친절한 직장인의 모습으로 상징되곤 했다. 물론 회사 내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니 결국 사내 평판의 출발은 일을 잘 처리하는 한 개인의 능력에서부터 출발하게 되더라. 기본적인 업무 능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그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만 하는 사람은 핵심에 다다르지 못하고 겉돌게 되더라.
본인의 맡은 바 일을 잘한다는 건, 회사 내에 나의 위치와 쓰임을 잘 파악한다는 이야기이며 여기에 함께하는 이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내 평판이 완성되어 간다. 나는 초심을 잃었다고 느낄 때면 입사할 때 제출했던 이력서를 들춰보곤 하는데, 그 속에는 새로운 조직에 들어오기 위해 지금껏 내가 받았던 평가를 곱씹으며 글 사이사이에 녹아든 당시 나의 장단점과 다짐들을 일깨워 준다. (물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디폴트 값이다.)
시간이 도래해 억지로 본인을 평가 선상에 세우지 말고, 시간이 날 때마다 본인의 평판에 대해 고민해보고 지금껏 내가 일궈놓은 무언가에 대해 의견을 묻는 루틴을 가져보자. 사무적인 느낌이 부담스럽다면 홀로 노트를 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적어보는 것도 좋겠다.
적극적으로 내 평판을 관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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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평판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