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디제이프로젝트 No.14 Lesso Kim a.k.a 김민기
#퇴근후디제잉 은 세상의 모든 직장인 디제이들을 응원하는 Point01에서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다양한 직장, 직업을 가진 #직장인디제이 분들의 퇴근 후 디제잉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1-2주 간 열심히 인터뷰를 다녔으나, 다들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로 진행을 하는 바람에 ^^;; Save본이 다 떨어져서 후덜 거리는 찰나, 극적으로 직장인 디제이 한 분을 모실 수 있게 되었다. 인터뷰하기 전에 굉장히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신 덕분에 인터뷰하는 입장에서도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질문에 비슷하지 않은 대답이 나와서 즐거운 인터뷰 였다고 생각한다.
Point01(이하 P):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김민기(이하 김): 반갑습니다. 저는 직장인 디제이 김민기라고 합니다.
P: 네, 이렇게 인터뷰해주셔 대단히 감사합니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요청을 해주신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이유가 있으신가요?
김: 네 ㅎㅎ 개인적으로 #퇴근후디제잉 인터뷰를 즐겨 봤었고, 이번에 파티를 하게 된 것도 있고, 홍보도 하고, 스스로 한 번 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이렇게 인터뷰 요청드렸어요.
P: 네, 알겠습니다. 그럼민기씨를 한 번 탈탈 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제이 닉네임이...
김: Lesso Kim이라고 하구요, 손발이 오그라들긴 하지만... 제가 알레소(Alesso)를너무 좋아해서 그분에 대한 리스팩을 담는 의미로 그렇게 지었어요. 이렇게 말로 설명하니 더 부끄럽네요 ^^;;
P: ㅎㅎ 아닙니다. 민기 씨가 디제잉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 저는 사실 예전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군대 가기 전 까진 제가 하고 싶었던 걸 고민할 여유가 없었어요. 그러다 군대를 마칠 때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라는 큰 결심을 했어요.
P: 그 시작이 음악이었나요?
김: 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작사였어요.
P: 작사요? 예상치 못한 답변인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요.
김: 예전부터 습작으로 진행하던 작사에 대한 갈증이 커졌고, 많은 소속사 오디션을 통해 어느 한 대형 소속사에 연습생으로 선발되어 생활하기 시작했어요. 간단히 설명드리면 프로 작사가 밑에서 일하는 거 있죠, 작품에 대한 보수 없이 계속 일하면서 데뷔를 기다리는 그런...
P: 음... 배고픈 생활의 시작이었군요.
김: 네, 그래도 제가 하고 싶었던 걸 한다는 것 때문에 보수가 없어도 계속 참고 버티자라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버텼죠. 그러다가 결국...
P: 현실 다시 돌아오신 거군요.
김: 네, 저는 계속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 위해선 대학도 관두고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부모님은 굉장히 걱정하시고 반대하셨거든요. 그 상황에서 굉장히 저도 고민하고 또 고민했죠. 그리고 결국 작사가의 꿈은 거기까지로 끝내기로 하고, 전공을 살려 취직 준비를 하고 직장인이 되었죠.
P: 전공은 어떤 쪽이셨나요? 음악 쪽에 계시다가 일반 직장일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김: 제 전공이 컴퓨터 쪽이다 보니, 지금 회사에 취직할 기회를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P: 불행 중 다행인 건가요? ㅎㅎ 회사에선 어떤 일을 하시죠?
김: 혹시 ERP 시스템 아시나요? 저희 회사는 ERP 시스템의 다음 단계 격인 BPM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회사예요. 거기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P: 요즘 그렇게 구하기 힘들다는 개발자 시군요 ㅎㅎ. 작사가를 포기한 거에 미련이 남지는 않으신가요?
김: 예전엔 미련이 남았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솔직히 그 생활이라는 게, 잘 아시겠지만, 거의 생계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이 바닥도 상황이 많이 변해서요. 요즘은 가수들이 주로 작사를 하고 프로 작사가들이 서포트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어요. 그리고 대부분 작업물이 1류 작사가들에 몰려 있기도 하구요.
P: 녹록지 않긴 거기도 마찬가지네요.
김: 하지만 저는 제 스스로 노력했고, 가고 싶었던 단계까지 갔고 나름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지 지금은 그렇게 까지 후회가 남지는 않습니다.
P: 그런데 다시 디제잉에 손을 대셨단 말이죠 ㅎㅎ역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본능적인 건가요?
김: ㅎㅎ 원래 그냥 취미로 작사하는 정도로 직장 생활하고 있었는데, 친구와 함께 클럽에 가게 된 적이 있었어요. 제 또래 대부분의 남자들은 클럽에서 주로 음주가무에 집중(?)하는데 저는 거기서 일렉트로닉이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 순간 디제이를 배워야겠다라고 생각했죠.
P: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파티를 하는 불치병 단계까지 오게 된 거고요? ㅎㅎ
김: 네 ㅎㅎ처음에는 디제이 배울 때는, 지인 2-30명 모여서 작게 작게 놀자는 느낌으로 시작했었는데, 이왕 하는 거 제대로 계획을 짜서 파티를 만들고, 음악을 보여주자라고 결심하고 일을 크게 벌리고 있죠.
P: 말이 나온 김에 본인이 몸 담고 있는 크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김: Team deadly friends는 현재 4명으로 운영되고 있고, 속한 대부분 인원이 직장인 디제이 들이에요. 저를 클럽에 끌고 가 디제잉에 늪에 빠트렸던 그 친구가 발이 좀 넓어서, 직장인디제이들을 한두 명씩 소개받게 되고, 이렇게 크루까지 만들게 되었어요.
P: 자, 그럼 제일 중요한 파티에 대해 후다닥 홍보해보시죠ㅋㅋ
김: 네, 감사합니다. 이번 달 말, 10월 31일 종각에 위치한 비닐로 라운지에서 파티를 할 예정이고요, 토요일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 30분 까지 음악을 틀 예정이에요.
P: 본인들 파티만에 특징이 있다면요?
김: 각기 다른 직업, 학교를 다니고 있는 다수의 지인들의 모임으로서, 다양한 친구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주는 파티입니다. 원치 않는 스킨십이 있는 문란한 클럽문화를 지양하고 건전하고 지속적인 파티 모임으로 EDM이란 취미를 공유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작은 놀이터를 제공하는 파티죠.
P: 오! 멋지네요. 직장인디제이 파티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을 잘 살린 게 아닌가 싶네요.
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P: 아울러 #퇴근 후디제잉 그룹 내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면서, 직장인 디제이 중에 무대를 원하시는 분들을 추가로 모집해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시거나 파티에 초청하시는 등의 활동들을 저도 부탁드리고 싶네요.
김: 네네, 저희들도 앞으로 #퇴근후디제잉과 함께 좋은 기획들을 같이 진행해보고 싶고, 서로 윈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P: 약간 김 빠지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움직임, 파티 등을 지속시킬 기획이나 방안을 따로 가지고 계신가요?
김: 네, 저희도 이번이 두 번째 파티인데, 지속성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1회 파티 때 150명 정도 모였고, 이번에도 예상 인원 계산을 해보니 20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P: 오! 생각보다 인원이 많이 오시는군요!
김: 네, 파티 규모를 조금씩 키우면서, 가져갈 수 있는 그런 그림들도 같이 그려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다양한 전략과 방법이 있는 편이 좋으니깐요.
P: 기대가 큽니다. 현재 천편일률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재미없는 파티들 속에서 꼭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그런 파티를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많은 직장인 디제이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룹 활동도 꼭 부탁드립니다.
김: 네네, 이번 파티 홍보하면서 그런 사항에 대해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1회 회식에도 참석해서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눠보고 싶네요.
P: 직장인인데 디제이를 하고 싶은 분, 이제 막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민기 씨만의 조언이 있을까요?
김: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열정을 가진 분들이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무래도 직장인 중에 디제잉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은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있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봐요. 그러면 우선 간단한 장비라도 사서 다뤄보고, 평소 다양한 음악도 접하고 난 후 레슨이나 학원 방문을 추천드려요. 그냥 무턱대고 학원 가서 열심히 배우면 됩니다 라는 건 실제 디제이에 관심 있는 직장인 들에게 맞는 조언은 아닌 것 같아요.
P: 예열 및 자가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ㅎㅎ
김: 네, 그런 진실된 자세로 접근하는 분들이 많아져야 프로 디제이분들도 아마추어들을 텃세와 편견 없이 인정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디제잉에 대해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접근해주셨으면 해요.
P: 좋은 말씀이시네요. 아무래도 음악 쪽에 종사하셨던 분이라 더욱 그러신 게 아닌 가 하네요. 민기 씨 같은 분들이 많이 나오셔서 직장인디제이들의 선한 영향력이 커지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김: 그리고 저도 #퇴근후디제잉 그룹 포스팅을 즐겨 보는데, 아무래도 '직장인' 디제이분들이 많다 보니 조금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그리고 쉬운 에피소드를 포스팅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이번 파티 때 USB에 문제가 생겨서 고생했었는데,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 거 같으세요?라고 일종의 일기 형식으로 포스팅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P: 환영합니다. 그런 포스팅은 많을수록 좋죠. 이 인터뷰가, 파티를 진행하시고 나면 그런 포스팅도 한 번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직장인 디제이로서 목표가 있다면요?
김: 팀의 목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파티 문화가 어색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들을 위한 파티를 지속적으로 열고 싶고 파티에 오신 분 들끼리 서로 네트워크 구성을 하는 것이 목표고요. 개인적인 목표는 우선 디제잉을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게 첫 번째고요, 나중에 상황이 허락한다면 어린 친구들을 후원해주고, 보다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음악 시장 상황이 매해 안 좋아지다 보니 힘든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제가 작은 스튜디오라도하나 마련하는 상황이 되면 주변에 눈여겨 보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P: 고민이 절절한 대답이 아닐 수 없네요. 끝으로 더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김:저희는 디제이 직장인이 아니라 직장인 디제이 잖아요. 각기 다른 직업 군들이 모여 있고, 디제잉과 파티라는 공통 관심사 덕분에 모일 수 있는 거고요. 이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보고 싶어요. 20대 대학생 친구들도 함께해서 직장, 취직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그런 모임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앞으로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퇴근후디제잉 이라는 그룹이 점점 커지면서,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난다. 기대하지 않았던 이야기들과 기획들, 그들 본인도, 나도 몰랐던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꿈에 실현에 대한 즐거운 상상과 실천을 시작하고 있다. 오늘 인터뷰처럼 앞으로 만날 모든 분들이 열정이 앞으로도 잘 인터뷰에 전달되길 바란다.
[퇴근 후 디제잉] 페이스북 그룹: https://www.facebook.com/groups/afterworkdj/
[퇴근 후 디제잉]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channel/UCFEx0YLWzEY3tYgzbFLBwCA/featu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