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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 장규일 Jan 30. 2016

#퇴근후디제잉 #23

수원 디제이 크루 No.23. 민원홍, 김민욱

#퇴근후디제잉 은 세상의 모든 직장인 디제이들을 응원하는 Point01에서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다양한 직장, 직업을 가진 #직장인디제이 분들의 퇴근 후 디제잉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서울만 벗어나도 클럽이나 파티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런 갈증을 해소하고자 자발적으로 모여, 모임을 만들고, 파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직장인 디제이 듀오가 있어, 이번 인터뷰에 모셔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수원 2인조, 씬에 발을 내딛다.


Point01(이하 P):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오늘은 두 분이 같이 오셨는데요, 한 분씩 소개  부탁드립니다.

민원홍(이하 민): 안녕하세요,  민원홍이라고 합니다. 옆에 있는 민욱이란 친구와 12살 때부터 친구예요. 서로 음악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는데, 작년에 UMF를 같이 가자고 한 후에 정말 빠졌죠. 런치 패드랑 컨트롤러를 알게 되면서 민욱이랑 같이 디제잉을 공부하게 되었어요.

P: 그럼 두 분이 지금 하시는 일은 어떤 일이시죠? 

: 저는 아주대학교 로스쿨 교학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김민욱(이하 김): 저는 가게들 컬러링 제작해주는 회사에서 컬러링 음원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P: 컨트롤러부터 사서 만지시면서, 독학으로 시작하신 건가요? 

: 네, 유튜브를 많이 보고, 믹스 셋을 엄청 들었어요.

: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EQ와 믹싱 스킬들을 많이 보고 따라 해 보려고 한 것 같아요.

P: 그래도 독학으로 진행하다 보면 어떤 벽이랄까, 한계에 부딪히진 않으신가요?

: 요즘 부쩍 그런 것 같아요. 좀 더 배워보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학원이 별로 당기진 않아요. 기초적인 걸 배우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나, 꼭 학원을 통해서 배워야 하는 가는 좀 회의적이에요. 

P: 그러면 주로 어떤 식으로 활동을 하시고 계신 건가요?

: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엔 주변 지인을  몇십 명을 모아서 음악 듣고 즐기는 차원으로 자리를 만들어 봤는데, 다들  재미있어하고, 끝나고 나서 다음에 언제 하는 지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한 포털 사이트 카페 모임 란에 같이 음악 듣고 즐길 자리를 만들고 나서 함께하실 분들을 구한다는 글을 올려봤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한다고 해주셨고, 저는 제가 나서서 한다기 보다는, 모임 전반에 필요한 것들을 도우면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P: 민욱 씨는 이전에도 음악 일을 하셨었나요?

: 전에는 제가 방송 녹음실에서 엔지니어로 일했고, 같이 일하던 동료분이 일렉트로닉 쪽에 관심이 많으셔서 다양한 음악들을 듣게 되었고, 직업 특성상 하루에 수 백곡씩 들어야 하는 터라, 점점 그런 음악 장르에 익숙해지고 빠지게 된 것 같아요.

P: 두 분 다 기본적으로 계속 이 모임을 확장시켜 나가시고 싶은 건 분명하시네요.

: 모임을 위해 다 모여 보니 30대, 40대도 많으시더라고요. 그리고 계속 sns으로 연락이 와서 의외였어요. 다 모여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전에 모임이 있었는데, 구심점이 없어져서 힘든 상황에서 제가 나타난 셈이더라고요. 아직 시작 단계라서 크게 욕심은 안 부리고 있고요, 조금씩 안정시키고, 그리고 기회가 되면 좀 더 키워보고 싶어요.

P: 그럼 주 무대는 수원 쪽인가요? 제가 알기로도  그쪽에 직장인 분들도 많고, 그런 수요가 많은데, 정작 필요한 모임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뿌리를 잘 내리셔서 잘 운영하시면 좋겠네요.

: 의외로 수요가 많아서 저도 놀랐어요. 회원 분 중에 한 분은 클럽을 하시는 분도 계시고, 주류 쪽에 계시는 분도 계셔서…저희가 활동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 하는 가게도 있어서 추후에 버스킹도 가능할 것 같아요. 좀 더 많은 장소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P: 15년 12월 시작하셨으니, 16년도에..

: 한 달에 한 번은 해 보고  싶어요!

P: 와, 쉽지 않을 텐데…그래도 인원이 꽤 모이는 상황이니, 기대가 됩니다.

: 1월만 해도 오겠다는 사람들이 꽤 되니, 다음 달도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체 채팅 방에서 무대를 꾸며줄 디제이들을 찾는데, 시간을 다 채우고도 몇 분 남아서…고민이 크네요. ㅎㅎ

P: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파티를 기획하고,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아무래도 우리 둘이서 시작해서 그런지, 잘 안 돼도 우리 둘이서 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생각하고 진행하고 있어요.

P: 그런 것 같아요. 단체를 운영하면서 너무 부담 가지고 하시는 것도 너무 힘드니깐요. 퇴근 후 디제잉 그룹에도 수원 쪽에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시니 ㅎㅎ 많이  홍보해드려야겠네요. ㅎㅎ

: 수원 쪽에 계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여기에 있는 클럽에는 마치 짠 것처럼, 다  똑같은 음악만 계속 나와요. 너무  똑같은 곡만 나오다 보니 안 가게 돼요. 할로윈 파티 놀러 갔다가 1시간도 못 듣고 질려서, 집에 와서 그냥 음악 틀고 우리끼리 놀았어요. 


Don't be chic, Be  natural!


P: 역시나 그런 갈증들이 있으시군요. 이번에 하시는 파티가 그런 현실을 비꼬는 그런 콘셉트이라고 들었는데요?

: 네, 이번 파티 콘셉트도 너무 심각하게 하지 말자 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갈 생각이에요. 내가 원하는 음악은 이런 거고, 다 같이 공감하고 즐기자 이런 느낌을 주고 싶은 거거든요.  수원 클럽들에서 막 심각한 분위기 잡고 디제잉을 해도 결국 나오는 음악은 똑같더라고요. 타임은 바뀌어도 노래는 그대로 ㅎㅎ

: 직장인 디제이들이 비록 현업 디제이들보다 실력은 떨어질 수도 있고,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퇴근하고 모여서 각자의 음악을 듣고, 즐기면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그런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없으니깐요. 

P: 그런데 두 분의 말처럼, 그런 움직임에 동의하는 분들이 많았다는 거군요. 

:네, 생각보다 많았어요. 

P: 그런 게 또 기회일 수 도 있죠. 그런 파티가 활성화가 되면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다양성에 대한 그런 시도가 필요할  듯해요. 두 분이 친구분이시다 보니 서로 디제잉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주고받은 경우가 있으신가요?

: 아무래도 친구가 음악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아요. 특정 음악 장르에 대한 내용이라던지, 이론적인 특성들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웠죠. 그렇게 시야가 커지는  듯해요.

P: 주변에서 디제잉을 좀 알려달라고 하거나 그런 분들은 없으신가요? 혹시나 그런 분들에게 해주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 음악이 좋아서 디제이를 해야지, 단순히 디제이가 멋있어서 한다는 거면 그런 아닌 것 같아요. 후자인 분들은 금방 질리는 것 같아요. 

: 지금은 모임이 초기라 사람이 많이 오는 게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이 모임 자체가 굉장히 다양한 음악, 분위기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화려한  것보다는 내실이 있는…

P: 1년 정도 지속하실 수만 있으면 그런 모양새가 나오지 않을까 하네요.

: 네, 맞습니다. 저희같이 경력이 짧은 사람들도 셋 하나 만들려고 하면 굉장히 고민하고 준비하거든요. 혹시라도 디제잉을 배워보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좀 더 음악에 집중할 각오를 하시고 배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게 이 문화에 대한 리스팩트이기도 하고요.

P: 지금껏 해온 삽질을 감안하더라도, 디제잉은 해볼 만한 건가요?

: 네, 그런 것 같아요. 누구나. 주변 지인들이 저한테 디제잉에 대해 가끔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저는 처음 디제잉을 알게 된 분들에게 보다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P: 디제잉을 알기 전후로 달라진 게 있으시다면요?

: 저는 아무래도 음악 선곡하고 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디제잉을 알게 되면서 도움이 된 적이 종종 있었던 것 같아요. 방송 음악을 선곡하는 사람도 디제이 셋을 짜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BPM은 다르겠지만요. 디제잉을 알게 되면서 좀 더 재미있게 하게 된 것 같아요.

: 저는 음악에 대한 갈증이 많았었는데, 자의, 타의로 좀 더 많은 음악을 듣게 되면서 스스로의 음악 라이브러리가 넓어진 것 같아요.

P: 네, 이런 분들이 많이 계실 거예요. 퇴근 후 디제잉에서도 좀 더 많은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한 번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꾸준한 관심, 노력만이 씬을 가꿀 수 있다.


: 네, 저희도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좀 더 수원에 계시는 분들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서 기존에 그런 활동을 하시고 계시는 분들과도 만나 뵙고 재미있는 걸 해보고 싶어요.

P: 퇴근 후 디제잉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도 수원에 직장인 디제이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이 인터뷰를 통해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네요.

: 네, 감사합니다. 우선 저희에 목표는 꾸준하게 하는 거예요. 물론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할 거예요. 그리고 현업 디제이 분들도 종종 저희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기도 하고요.

P: 직장인 디제이 분들이 이런 움직임을 통해서 새로운 무대, 환경을 만들어가면서 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제일 중요하죠. 두 분 다 일을 하시면서 디제잉에 투자하는 시간을 만드시기가 쉽지 않으실 텐데요. 어떻게  조율하시는 편이세요?

: 저 같은 경우에 음악 다루는 일을 하고 있지만, 디제잉을 위해 음악 찾고, 연습하는 시간을 내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일하면서 틈틈이 이어폰 꽂고 음악 듣고 그러는데..ㅎㅎ

: 저는 직장이랑 집이랑 가까워서, 친구보다 좀 더 수월한 편인 것 같아요 ㅎㅎ 

P: 디제잉을 하시다가 질리거나 귀차니즘에 빠진 적은 없으셨나요? 대부분의 아마추어 분들이 한 번은 그런 고비를 겪으실 텐데요.

: 그런 적 많죠. ㅎㅎ 종종 믹셋 만들다가 막히면…정말 절망적이죠. 통계를 내 보면 항상 제 선곡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많았더라고요. 다시 듣는 건 크게 힘든 게 아니까, 다시 듣고 또 들으면서 고민하죠.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ㅎㅎ 막힐 때면 EDM 관련 SNS 그룹이나 유튜브 채널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특히 MIXMIX 같은 경우에 팬이기도 하고 영상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P: 최근에 인상 깊게 본 공연, 영상이 있으신가요?

: 음…최근에 스크릴렉스 내한 공연에 갔었는데, 추위에 떨면서 3 시간 넘게 기다려서 갔는데, 정말 충격이었어요. 영상 장비도 가져가서 찍었는데,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 사람들을 제대로 놀게 할 줄 아는 디제이가 뭔지 보여준 것 같아요.

: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인데, 그 사람이 틀었을 때 뭔가 다른 그런 느낌? 다 아는 음악인데, 모두가 그 음악을 듣자마자 열광하게 하는…

: 믹싱을 하는 순간, 사람들을 전율 속에 빠트리는……확실히 달랐어요. 

: 요즘엔 온갖 정보가 다 오픈되고 알려지는 세상이잖아요. 최고의 디제이들도 공연 중에 실수하기도 하고요. 로컬 디제이 들도 좀 더 과감한 시도, 전에 없는 믹싱을 시도해봤으면 좋겠어요.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보면 늘 정돈된  똑같은 모습만 보는 것 같거든요.

P: 아마추어 분들의 시도도 더 필요한 상황이죠. 작년에 열린 내 맘대로 만든 페스티벌의 아마추어 버전도 시도되면 재미있을 것 같고요. 그런 시도들은 아마추어 디제이, 특히 직장인 디제이 분들의 자유롭고 재미있는 파티, 모임의 활성화가 중요할  듯해요.

: 네, 저희들은 수원에서 조금씩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아직 보이지도 않은 수준이지만 ㅎㅎ 1년을 목표로 꾸준히 달려가 보겠습니다.

P: 본인 그룹의 활동 사항이나, 영상 자료를 많이 모와 두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2016년 퇴근 후 디제잉  결산할 때, 수원 지역에 자료로 쓸 수 있도록 하면 좋겠네요.

: 네네, 그런 기회가 있다면 저희가 더 감사하죠. ㅎㅎ 제가 아주대 쪽이라 그 주변 업장도 자주 살펴보는 편이에요. 이젠 어디 술 마시러 방문할 때면 습관적으로 계속 보고 있어요. 이 가게는 어떤지, 사장님은 어떤 성향이 신지, 공연이 가능한 곳인지, 꼭 클럽이 아니라도 콘셉트만 맞는다면…

: 스피커는 어디에 있는지, 전선은 어디로 빼야 되나 뭐 이런 ㅎㅎㅎ

P: 이미 돌아가기엔 먼 길을 오셨네요. 두 분 다 ㅎㅎ

: 텔레비전에도 디제잉이 많이 보이고, 사람들도 많이 물어보긴 하지만, 아직도 웃음거리로 보이는 것 같아요. 장르별로 나눠놓고 비하하는 분들도 보기도 하고요. 너무 안타까워요.

P: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장르와 문화에 대한 이해, 관용이 부족한 상황이죠. 이럴수록 더 제대로 된 콘텐츠를 알리고, 제대로 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말씀해 주신다면요?

: 저는 디제이를 하면서, 진짜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크루를 만들고 싶은 게 꿈이에요. 같이 모이는 사람들 중에 디제이가 있을 수도 있고, 영상을 찍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 분들과 함께 같이 팀을 만들어서 저희 크루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게 꿈이에요.

P: 수원에 직장인 디제이 그룹을 찾으면, 두 분이 만든 크루와 파티가 제일 먼저 나올 수 있도록, 앞으로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네, 저희도 열심히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 좀 더 많은 활동, 그룹이 생기고 더  활성화되길 응원하겠습니다.

P: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파티도 계속 흥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퇴근 후 디제잉을 처음 시작하던 때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없이 '이거 하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있었던 그때... 부디 두 분의 도전이 멋진 결실을 맺어 올 한 해 꾸준히 이어져 나갔으면 좋겠다. 끝까지 지치지 말고  파이팅!


* [퇴근 후 디제잉 Facebook 그룹]: www.afterworkdj.xyz

* [뮤직 앤 컬처 전문 Podcast] 고딴거 : goo.gl/YMd2GC

* 마이크 임팩트 강의 [퇴근 후 디제잉] : https://goo.gl/jdoUD7

* 질문, 인터뷰 요청,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면 댓글, zesticks@gmail.com으로 언제든 연락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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