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디제이 프로젝트 No.5 DJ Dongjun a.k.a 김동준
#퇴근후디제잉 에서 진행한 직장인 디제이들의 인터뷰 자료 입니다. 매주 1 분 씩 다양한 직장을 가진 디제이 분들의 퇴근 후 디제잉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후덥지근한 더위와 눅눅한 장마철 습기,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하지만 우리네 여름은 항상 한꺼번에 세트로 던진다. 야박하기 그지 없지만 인생은 실전 아니겠는가? 더위와 습기를 뚫고 찾아간 5번째 인터뷰 장소, 그 곳에 오늘의 인터뷰이도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더위와 습기 둘과 싸우고 있었다.
Point01(이하 P): 안녕하세요. 엄청 덥고 습하네요. 그래도 인사 한 번 부탁 드립니다.
김동준(이하 김): 네, 엄청 덥죠. 안녕하세요. 김동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P: 디제이를 배운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김: 레슨을 시작한 지는 반 년 정도 된 것 같아요.
P: 네, 그러시군요. 지금 하시는 일이 요리 쪽이시라고 들었는데요?
김: 네, 이태원에 있는 라이너스 BBQ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P: 앗! 요즘 제일 뜨고 있다는 핫 플레이스에서 일하시는 군요!
김: 네, 계속 주방 쪽에서 일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아서 그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곳이라 그런 지 엄청 바쁘네요.
P: 식당은 조만간 제가 직접 방문해서 후기를 남기도록 하고 ㅎㅎ 디제이를 배우게 된 계기부터 여쭤보도록 할게요.
김: 제가 예전부터 클럽에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이 곳 저곳 자주 가다 보니 들리는 음악이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P: 약간 실망하신 것 도 있네요?
김: 네, 다양한 음악을 접해보고 싶었는데, 정보도 부족하고, 트랜드도 자주 바뀌고 싫증이 나긴 했거든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디제이를 배우게 됐죠.
P: 디제이 이름이 있으신가요?
김: 아뇨, 아직 그 정도까지 실력이 되지 않아서 따로 정하진 않았어요.
P: 그럼 본인 이름을 따서 디제이 동준(Dongjun) 으로 부르도록 할께요. 다음에 더 멋진 이름이 정해지시면 알려주세요.
김: 네, 감사합니다. 저도 계속 고민해보록 하겠습니다.
P: 디제이에 대한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김: 한 명이 수 십, 수 백 명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직업 같아요. 물론 요리사도 그럴 수 있겠지만, 장소적인 한계가 있잖아요. 저는 요리도 그렇지만, 음악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P: 디제이를 배우기 전과 후, 본인의 생각이 달라진 게 있나요?
김: 음……저는 처음에 디제이라는 직업을 보면서 약간 겉멋이 든 사람들이 하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러다 보니 계속 미루게 됐고, 내가 오래 할 수 있을까? 어울릴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P: 막상 배우고 나니 그게 아니었나요?
김: 네, 저 같은 경우에는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런 편견이 다 깨진 것 같아요. 이전 보다 더 음악을 깊게 알게 되고 집중해서 하지 않으면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 같아서 더 매력있는 것 같아요.
P: 주변에서 디제이를 배운다고 하니 뭐하고 하던 가요?
김: 제가 막상 디제이를 배운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의외라고 하고 불편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응원하는 사람도 많고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아서 놀랬죠. 잘 배워서 다음에 자기도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요. 일전에 가게에서 디제이 장비를 빌려 음악을 튼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제가 도움을 준 적도 있었어요. 이게 다 디제이를 배워서 알게 된 소득이죠.
P: 디제이를 배워서 하고 싶은 최종 목표, 꿈 같은 걸 가지고 계신가요?
김: 저는 계속 요리를 배우고, 경험을 쌓아서 제 가게를 여는 게 최종 목표에요. 그 때 제 가게에서 나오는 음악은 모두 제가 컨트롤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P: 멋지네요! 디제잉하는 요리사라……기대가 큽니다. 맛있는 요리에 멋진 음악까지 곁들여 진다면야 금상첨화겠죠. 그런데, 음악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굳이 디제이를 선택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 저는 예전부터 음악 듣길 좋아 하고 CD를 계속 수집했었어요. 그러다 기타를 한 번 배워봤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디제잉을 생각하게 되었고, 배우다 보니 디제잉도 나름의 악기라는 생각이 들고 다른 악기들 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P: 디제잉을 처음 배우시려는 분들이 들으시면 좋을 조언이네요.
김: 네, 디제이를 배워 보시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한 번 권해드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디제잉이라는 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한 것 같아요. 좀 더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P: 맞습니다. 제가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유도 크게 보면 디제잉의 대중화를 위한 것도 있으니깐요. 디제잉을 하면서 본인 일상에도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나요?
김: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직장인 분들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항상 집, 직장 만 반복해요. 저도 그랬거든요. 디제잉을 배우면서 소소하게 나마 새로운 곳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다양한 직업군의 수강생 분들을 알게 되면서 교류도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즐거워요. 물론 퇴근하고 나서 수업 들으러 오는 게 쉽진 않지만 그만큼 재미있으니 괜찮은 거 같아요.
P: 점점 디제잉이라는 게 본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커져가는 걸로 이해하면 될까요?
김: 네, 그렇죠. 물론 저도 제가 전업 디제이로서 활동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예전보다 더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고, 특정 장르만 편식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를 접하게 되고 계속 주체적으로 음악, 디제잉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경험하고 있는 이런 변화들은 솔직히 디제잉을 못 해보신 분들은 잘 와 닿지 않을 것 같아 아쉽네요.
P: 역시 아까 언급하신 취미의 대중화가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하네요.
김: 맞아요. TV에 나오는 EDM, 여전히 많은 디제이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디제이와 실제 취미로서의 디제잉의 거리가 너무 멀어요.
P: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 디제이 분들이 더욱 열정적으로 이 문화를 즐기고 알려주셔야 하는 의무가 있는거죠. ㅎㅎㅎ
김: 의무감까지 느껴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ㅎㅎ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할 마음은 있어요. 이왕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죠 ㅎㅎ
P: 멋지네요.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요리하시고 디제잉하시는 모습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김: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언제 시간 되시면 저희 식당에 오세요. 미리 연락 주시면 서비스라도 더 챙겨드릴 수 있거든요.
P: 오늘 인터뷰 중에 가장 인상적인 말씀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꼭! 가도록 할게요.
새로운 기술, 장기를 배워서 제대로 써 먹으려면 오랜 기간의 수련과 반복, 숙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괜히 일 만 시간의 법칙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그 일을 하면서 얼마나 재미를 느끼느냐 일 것이다. 재미 속에서 집중력이 생기고, 더 몰입하게 되고, 그 결과 본인만의 독특한 창의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오늘 나는 또 한 명의 멋진 직장인 디제이를 만나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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