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하나의 문장으로는 부족한 사람

반반인간

by 지썬
내 인생의 문장하나를 떠올려보세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한참을 고민했다.


나는 흔히 말하는 ‘반반인간’이다.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고,

극단보단 그 사이 어딘가에서 형태를 달리하며 살아간다.


MBTI 검사 결과는 늘 경계에 걸치고,

혼자 있는 게 좋지만, 때론 사람들 사이가 그립다.

계획 없이 불안하지만, 계획대로만 사는 것도 답답하다.

그 사이 어디쯤에 오래 머물러 있는 나를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하긴 늘 조금 모자라고, 어딘가 어긋난다.


예전에는 그런 내가 혼란스러웠다.

“왜 나는 일관되지 못할까.”

“왜 이럴 때마다 다르게 반응할까.”

하나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 같았고, 모순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나는 여러 문장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게 약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다다익선.”, “과유불급.“ ••


모순적이지만, 모두 옳았고

나는 그 모든 말을 상황에 따라 살아냈다.

어떤 문장은 나를 달리게 했고,

어떤 문장은 나를 멈추게 해 줬다.


여유와 긴장,

욕심과 비움.

서로 반대지만, 그 사이를 오가며

극단이 아닌 그 사이에서, 나를 지켜내는 삶.

더 이상 하나의 철학만을 찾지 않고,

그냥, 내가 될 수 있도록 연습 중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그 질문에 대답한다면

어쩌면, 내 인생의 문장은 ‘중용’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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