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인간
내 인생의 문장하나를 떠올려보세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한참을 고민했다.
나는 흔히 말하는 ‘반반인간’이다.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고,
극단보단 그 사이 어딘가에서 형태를 달리하며 살아간다.
MBTI 검사 결과는 늘 경계에 걸치고,
혼자 있는 게 좋지만, 때론 사람들 사이가 그립다.
계획 없이 불안하지만, 계획대로만 사는 것도 답답하다.
그 사이 어디쯤에 오래 머물러 있는 나를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하긴 늘 조금 모자라고, 어딘가 어긋난다.
예전에는 그런 내가 혼란스러웠다.
“왜 나는 일관되지 못할까.”
“왜 이럴 때마다 다르게 반응할까.”
하나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 같았고, 모순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나는 여러 문장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게 약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다다익선.”, “과유불급.“ ••
모순적이지만, 모두 옳았고
나는 그 모든 말을 상황에 따라 살아냈다.
어떤 문장은 나를 달리게 했고,
어떤 문장은 나를 멈추게 해 줬다.
여유와 긴장,
욕심과 비움.
서로 반대지만, 그 사이를 오가며
극단이 아닌 그 사이에서, 나를 지켜내는 삶.
더 이상 하나의 철학만을 찾지 않고,
그냥, 내가 될 수 있도록 연습 중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그 질문에 대답한다면
어쩌면, 내 인생의 문장은 ‘중용’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