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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Jun 01. 2020

시간아 멈추어다오~

16번째 유전자키

"시간 자체는 물처럼 유동적이며, 구부러질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고, 비틀어질 수도 있고, 길어질 수도 있고, 심지어 멈춰질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일어서서 당신의 꿈을 따르기 시작하는 순간, 시간은 당신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당신의 동맹자가 되어 당신의 욕구에 자동적으로 맞춰 적응합니다."

-유전자키 중에서-


아이들 셋을 등원시켜야하는 아침은 너무 분주합니다. 해야할 일이 많고 정신이 없고 짜증이 납니다. 학창시절, 선생님께 맞을까봐 억지로 하는 숙제와 같습니다. 매일 아침 억지로 숙제를 했습니다. 정신이 없다보니 아이들에게 화를 냅니다. 나의 화에 긴장된 아이들은 짜증을 냅니다. 시간은 촉박한데 짜증내고 등원준비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더더더 화가 나고, 흰머리카락 15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힘겹게 모두 등원시키면! 야호~ 드디어 나만의 시간입니다! 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줘야겠지요? 나는 내게 유튜브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는 것을 선물로 줬습니다.  아이들 등원시간을 그렇게도 천천히 흐르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니 시간은 순간이동을 합니다. 희안하지요.


예전에는 오늘도 아이들과 힘겨운 전쟁을 치뤄야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일어났습니다. 이 생각은 신비롭게도 하자마자 온 몸에 짜증이 퍼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잘 잤냐는 인사 대신에 주름진 미간이 아이들에게 위협을 하지요. 오늘 아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숨을 내쉬고 마시며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 하는 몸과 마음을 알아줬습니다. 짧은 명상을 마치고 정성스레 이불을 개고 아이들의 얼굴을 만지며 잘 잤냐고 인사를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 세수와 양치질을 도와주고, 빨래를 걷고, 세탁기를 돌리고, 아이들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현관을 청소하고, 필요없는 물건 몇개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키를 읽고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2시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짜증 한번, 화 한번 내지 않았어요.


시간은 내 편입니다. 내가 내 삶에 집중할 때, 내가 내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관심을 가질 때 시간은 내 편이 되며, 내 삶에 가장 적절한 시간을 선물 받습니다. 적절한 시간을 만드는 것은 오롯이 나에게 달려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 여겨지나요? 삶이 지루하신가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는 게 힘든가요?

여러분은 관심은 어디에 있나요? 세상의 시선인가요? 유튜브 알고리즘인가요? 자기 자신인가요?


여러분에게는 시간이 충분하고, 여러분은 항상 준비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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