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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Dec 30. 2019

삼시세끼

삼시세끼란 예능 프로가 있었다.

그렇게 인간적으로 보일 수 없었다.


어촌에서 산촌에서

재료를 직접 길어올려

불을 지피고 지글지글 보글보글

밥 짓는 풍경이란...


출연하는 배우들 서넛은

먹을 것을 준비하고 요리하고 치우는 일을 종일 한다.

어떤 시즌에선 남자 셋이 분담하고

가끔은 게스트도 와서 힘을 보탠다.

삼시세끼를 해치우는 일을, 그들은 종일 한다.


티비에서 소박한듯 소소하고 자연스럽고

심지어 아름답게까지 보였던 '밥해먹는 일'이란 것을

현실에선 보통 엄마 혼자 한다.


워킹맘이니 맞벌이니

찬은 주문, 밥은 햇반 시대로 바뀌고는 있다지만

아직도 많은 가정에선 엄마들이 그 일을 다한다.


어디 세끼뿐이랴.

집안을 시시때때로 정리하고 먼지를 쓸어담고

각종 공과금을 챙기거나

아이들의 학교 학원 병원 교우관계 일도 살핀다.


싱싱한 재료로

느긋하고 자연스러운 밥상을 올리고

가족이 함께 먹은 것을 치우며 일을 나누고

가끔은 대청마루에 누워 낮잠도 자고 별도 올려보는 일


그것이 도시 현실의 삶에선

그저 판타지에 불과하다는 것 때문에

삼시세끼란 프로그램은 더 아름답고 절실해보였다.


+사족

먹고 산다는 일이,

이리 힘겨울 줄이야...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사십대라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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