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옥상에 버려진 개-2
유리씨는 옥상에 올라오자마자 개에게 줄 사료를 내려놓았다. 개는 허겁지겁 사료를 먹어치웠다. 개가 너무 말랐다며, 리트리버 성견의 정상적인 사진을 보여주었다. 보통은 40kg 정도인데 이 개는 30kg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유리씨는 연신 개 사진을 찍고, 현장상황을 사진으로 찍어서 누군가에게 전송했다. 사료를 다 먹은 개는 구조자가 맘에 드는지 연신 구조자 옆으로 가서 치대고 있었다.
유리씨는 동물단체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통화)
"대표님 아무래도 이 개 여기에 놔두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할까요? 사진 보내드렸는데 개가 너무 말랐어요."
"직원에게 물어보고 가능하시면 저희 단체 연계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
"네 우선 직원하고 얘기하고 나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김반장 님 아침에 전화 주셨을 때가 8시 전이였고, 지금 2시간이 넘었는데도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는 것 보니까 아무래도 이 개가 유기된 것이 아닌가 생각돼요. 지금 여기 그늘도 없고, 이대로 방치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OO동물단체 대표가 단체연계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자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데리고 가도 되면 데려갈게요"
"오전에 CCTV 보니까 여기 입주민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여기에 버리고 간 것이 아닌가 생각돼요. 그런데 왜 옥상에 버려놓았을까요? 굳이 여기에 유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맞아요. 저도 그게 젤 이상해요. 보통은 집하고 먼 곳에 가서 놓고 온다거나 그러는데...... 아파트 옥상에 개를 버리고 가진 않거든요. 그래도 이대로 놔둘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주인이 바로 온다는 보장도 없고, 벌써 2시간이나 지났고, 날씨는 더 더워지고 있는데 개를 데려가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주인이 찾아오게 되면 제 연락처 알려주세요. 이 개를 위해서라도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우선 데려가셔서 잘 치료해 주세요. 혹시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TV나 방송에서 보면 유기되어 버려지는 불쌍한 개들도, 주인에게 학대당해서 아픔을 겪고 있는 개들도 너무 많다. 물론 견주와의 관계가 좋은 반려견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2025년 한 해 10만 마리 이상이 유기되어 있고, 알려지지 않은 유기견까지 하면 그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기되어 신고가 된 경우 보통은 지자체의 보호소로 들어간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호소의 상황은 너무나 열악하다. 그 보호소에서도 15일 이내 입양이 안되면 결국 안락사를 당한다. 유기견은 너무 많고 유기견을 보호할 시설은 너무 적기 때문이다. 품종견이나 예쁜 강아지들은 그래도 입양문의가 있지만, 믹스견이나 노견들은 며칠 더 수명을 연장할 뿐이다.
유기견이라는 이유로 보호소에 들어가서 안락사를 당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굶어 죽든, 어떻게 살아가든 그렇게 라도 사는 것이 개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인간의 이기심이 결국 유기동물에 대해서도 책임이라는 이유로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이 리트리버도 만약 동물단체가 아닌 지자체나 경찰에 신고했다면 아마 보호소에서 입양을 기다리다가 죽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
유리씨에게 전화가 왔다. 개는 병원에 잘 도착해서 검사를 잘 받고 있다고, 계속 설사를 하고 있어서 조금 더 검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구조자가 개를 데려가고 5시간쯤 지난 오후 3시가 넘어 어떤 남자가 관리사무실로 찾아왔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