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옥상에 버려진 개(3)
"혹시 제가 옥상에 놓아둔 개를 보셨나요? 저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입니다"
김반장은 입사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고,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입대의 회장이 개를 옥상에 유기했다는 생각에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옥상문을 열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안녕하세요. 134동 옥상에 리트리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 개라면 동물단체에서 데려갔습니다. 개가 혼자 몇 시간 동안 옥상에 방치되어 있어서 유기한 것으로 생각하고 동물단체에 신고했습니다."
입대의 회장은 조금 당황한 눈치로 물었다.
"옥상에 개가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요?"
"아~ 네. 옥상문이 열리면 방재실에 경고음이 울려서 알았습니다. 옥상은 안전상의 문제로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거든요"
"네 우선 알겠습니다. 혹시 동물단체 연락처 있으신가요?"
"네 연락처 제가 말씀드릴게요. 010-OOOO-OOOO입니다. 개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너무 말라서 개 보호차원으로 동물단체가 데려갔습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옥상에 있었으면 개가 탈진했거나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입대의 회장은 동물단체 구조자인 유리씨의 연락처를 받고 돌아갔다.
이후에 유리씨한테 들은 내용으로는 입대의회장은 유리씨에게 전화해서 그 개의 행방을 물었고, 그 개가 지금 동물단체 연계병원에 있다는 말을 듣고 화를 냈다고 한다. 개를 옥상에 털을 말리기 위해 올려놓았다고 했다. 털을 말리려고 40도가 넘는 옥상에 9시간 넘게 놔두는 것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물단체 대표들과 구조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다. 개를 돌려주자는 의견과, 돌려주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돌려주자는 의견은 주인이 개를 자기가 사는 아파트 옥상에 올려놓은 것은 유기로 보기 어렵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잘 키우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개를 돌려주지 말자는 의견은 9시간 개를 옥상에 올려놓았다는 것은 유기한 것이나 다름없고, 개의 상태가 무엇보다 좋지 않고, 리트리버가 27kg이면 거의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봐야 하고, 돌려주면 또다시 개를 학대하거나 유기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동물단체 대표는 입대의회장이 이 개를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진단하고 진단서 제출, 그리고 향후 잘 키울 것을 약속받고 개를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주말을 지내고 다시 출근한 날 아침 관리소장이 김반장을 불렀다. 옥상에 버려진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