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옥상에 버려진 개 - 4
소장은 MDF실에서 둘이 할 얘기가 있다면서 주말에 있었던 개 이야기를 꺼냈다. 소장은 화가 나면 마치 조울증 환자처럼 소리를 지른다.
"대체 왜 주인이 있는 개를 동물단체에 신고한 거예요. 그 주인이 절도죄로 고소한데요"
"절도죄요? 제가 개를 데려간 적도 없는데 절도죄가 성립되나요?"
"아무튼 책임지세요!!"
"도대체 제가 뭘 책임을 져야 합니까? 동물단체에 신고한 것이 잘못인가요? 그게 잘못이라면 책임지겠습니다."
"왜 보고를 안 하고 마음대로 신고했나요?"
"주말에 일어난 이 정도의 일은 보고 안 하고 주말 당직근무자가 처리할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불이 난 것도 아니고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만약 그 개가 입대의 회장 개가 아니었다면 저에게 이런 식으로 소리 지르며 말했을까요?"
김반장은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또박또박 대답했다.
"왜 보고를 안 했어요!!, 왜 주인 있는 개를 신고한 겁니까!!"
"하실 말씀이 그것밖에 없나요? 왜 신고했는지? 그 개가 어떤 상황인지는 관심이 없으세요.?"
"책임지세요!!"
"네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습니다"
김반장은 어이가 없었다. 옥상에 버려진 개를 구한 영웅인 줄 알았는데, 절도범이 되었다. 뭘 훔친 적도 없는데 절도범이라니......
모든 관리소장이 최소장 같지는 않을 것이다. 직원을 배려하고 직원입장에서 고려해 주는 소장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장은 직원을 생각하기에는 자기 자신이 더 중요했다. 본인이 아파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입대의회장의 잘못된 행동은 최소장에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입대의 회장의 심기가 불편해지기 전에 기전반장이 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최소장이 할 일인 것이다.
김반장은 구조자 유리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설명했다. 아마도 동물단체 연계병원의 병원비 때문이라는 내용을 들었다. 그 입대의 회장이 자신의 개를 사랑한다면 9시간 방치되어 죽을 수도 있었던 개를 구해준 김반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 정상이 아닌가? 절도죄라니...... 입대의 회장은 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냥 어쩌다 회장자리에 앉아서 못된 것만 배운 어리석은 사람일 뿐이다.
유리씨는 동물단체 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이 상황을 설명했고, 동물단체 대표는 입대의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옥상을 입대의 회장이라고 사적공간으로 사용해도 됩니까? 왜 본인이 잘못해 놓고 잘못도 없는 관리실 직원에게 갑질을 하고 있는 건가요? 당신이 한 행동 문제 삼아 볼까요? 잘 키우겠다고 해서 개도 내주고 좋게 끝내려고 하는데 아직도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인가요?"
입대의 회장은 동물단체 대표의 말을 듣고는 더 화가 나서 다시 소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화를 냈고, 소장은 또다시 김반장을 찾아와 소리를 질렀고, 정 과장에게 김반장에게 경위서를 받고 정리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