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둔 글이 매끄럽길 바라는 맛
에스프레소의 벨벳 같은 부드럽고 보송한 맛이 어쩌다가 이리 매끈해졌나. 그 보드라운 털과 결을 이리도 반짝이게 밀어, 매끈한 그 맛이 어색하게 지나가며 텁텁한 혀를 가볍게 만든다.
가벼운 맛이라 그 안에 담긴 시간도 가벼울 줄 알았다. 은은하게 만나 스미는 줄도 몰랐던 시간이 쌓였다.
우린 아마 이렇게 만날 것이다.
나는 나를 창작자로 만들었던 이야기들도 떠올려 보았다. 걔랑 그런 얘길 한참 하고 싶었다. 각자의 몸을 정면으로 통과한 이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말하느라 막차를 놓치고 싶었다.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점잖은 사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