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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박약 다이어터 53

다이어트, 인간본능에 도전하다.

by 아가리사업가

2021. 01. 25. AM 08 : 00 83.60kg


다이어트 2달이 곧 다되어 간다. 11월 말부터 했던 다이어트가 지금까지 이어오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 될까라는 생각과 함께 막연하게 다이어트에 대한 상식도 없이 내 몸에 실험을 해가면서 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2달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살을 빼며 내가 경험했던 부분들을 함께 나눠 보려 한다.


첫 번째는 하루는 의미 없을 수 있지만 한 달이 모이면 큰 결과물이 된다. 나는 하루 감량 목표를 110g 이상을 잡았다. 2달째가 넘어가면서 완전히 다이어트 식단으로 대체를 했다. 매일 고구마와 닭가슴살을 먹고, 주에 2 ~ 3회 정도는 운동을 꾸준히 했다. 이렇게 다이어트에 대한 식단과 운동을 완벽히 하면 다음날 100g ~ 150g 정도가 빠져있다. 한 번씩 200g, 700g이 빠진 적도 있다. 이러한 예외적인 부분은 몇 번뿐이다.


체중계에 올라가서 내가 느꼈던 부분은 "어느 세월에 빼지?"이런 느낌이 많이 든다. 하루하루는 굉장히 미비하며 체감이 되지 않을 정도로 감량되는 무게이다. 이에 실망하지 않고, 다시 닭가슴살과 고구마를 먹기 시작한다.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변해있을 나를 상상하며 꾸준히 한다. 1달 정도를 하고 나 보면 4 ~ 5킬로 정도가 빠져있다.


이때는 외형의 모습이 많이 바뀌어있다. 턱선도 나오고, 배도 들어가고, 꽉 끼던 옷도 자연스레 맞기 시작한다. 부어있던 얼굴은 부기가 가라앉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나에게 체감되지 않던 기약 없을 것 같던 하루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 가져다주는 보상이다.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사람에게 감량이라는 보상이 주어진다.


두 번째, 강박을 갖게 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감량이 되고 나니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좀 더 빨리 좋은 몸과 컷팅을 하여 목표 달성의 시간을 단축하고 싶어 졌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먹는 것 움직이는 것 하나하나 강박을 갖기 시작했다.


크림이나 밀가루, 밥, 양념되어 있는 음식은 먹어서 안될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걸 먹으면 운동을 얼마나 더 해야 하고, 얼마큼 살이 더 찌는 생각을 했다. 쉽게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일반식을 먹으면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고, 먹고 나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들기 시작했다. 먹으면 죄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 번째, 목표가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살이 빠지는 것도 힘들지만 찌는 것도 천천히 찌고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갑작스럽게 사람이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어 살이 찐다. 그래서 당장 내가 고칼로리의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체중을 늘어나지만 살은 찌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허용되는 음식들이 많이 생겼다. 먹으면서 걱정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정말 대단하게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죄책감에 약간의 칼로리가 있는 음식을 먹는다.


내가 원했던 목표는 조금씩 희미해지고 현재 빠진 몸무게에 만족을 하려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된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매번 운동을 해야 하니 만족을 하려는 생각을 한다.


다이어트는 인간 본능에 대한 도전이다. 생존을 위해 행하였던 "식"을 안 먹고, 덜 먹고, 맛없는 음식을 먹으며 최소한의 생존을 한다. 머리는 고기와 밀가루를 먹고 싶어 하지만 본능을 억누르고 인내해야 한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대단한 것이다.


나는 인생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이전에도 했지만 20대에 한 거라 쉽게 빠졌다. 그때는 활동량도 많고, 조금의 식사량만 줄이면 정말 쭉쭉 빠졌다. 나이가 들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니 살 빼는 것이 힘들었다. 정말 살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유튜브에 다이어트 성공한 사람들의 영상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곤 했다. 정말 귀찮고, 하기 싫은 것이 다이어트라 생각한다. 살 빼는 것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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