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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피어난 장미

3월 25일 (1436), 피렌체 두오모의 돔 축성식이 열린 날

by agatha

586년 전 오늘,

1436년 3월 25일은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의 축성식이 열린 날입니다.


피렌체를 상징하는 두오모 성당, 그중에서도 피렌체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둥글고 아름다운 돔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 성모 마리아의 꽃‘이라는 대성당의 이름에 걸맞는데요. 하지만 성당에 돔을 올리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내부 지지대 없이 크고 육중한 돔을 올릴 방법을 찾지 못해 긴 세월 뚫린 지붕으로 하늘을 바라보아야 했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모전이 열렸고요. 당대 최고의 건축가 브루넬레스키가 설계와 건축을 맡게 됐습니다. 브루넬레스키는 돔을 완전한 반구가 아닌, 위로 살짝 늘어난 모양으로 설계했고요. 돔을 내부와 외부, 두 겹으로 만드어 힘을 분산시켰습니다. 마침내 이중 지붕 구조의 돔이 성공적으로 올라갔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586년 전 오늘, 교황 유게니우스 4세 주례로 축성식이 거행됐죠


피렌체 두오모 돔의 구조



축성 미사에서 연주됐던 음악입니다. 기욤 뒤페(G. Dufay)의 모테트 ‘Nuper rosarum flores(누뻬르 로자룸 플로레스) - 갓 피어난 장미’, 제목 그대로 아름댭게 피어난 피렌체 두오모의 아름다운 돔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들어보시죠.


https://youtu.be/hGW2HL35kqY


귀로 들어서는 잘 알 수 없지만, 이 곡을 잘 분석해보면 신기하게도 그 음악적 구조가 성당 돔의 이중 구조와 닮았다고 합니다. 바깥 지붕 안에 그보다 작은 또 하나의 속 지붕을 넣은 성당 돔처럼, 이 작품 속엔 두 개의 테너 선율이 사용되었고, 그중 한 선율은 더욱 화려하고 부풀린 형태로 다른 한 선율을 뒷받침하면서 진행된다고 하네요.


피렌체에 언제 다녀왔나, 기억을 더듬어보니 2007년 봄이었네요. 어서 펜데믹이 끝나고 자유롭게 여행하며 피렌체에 다시 방문해 아름다운 두오모에 미사를 드리러 갈 날을 고대해봅니다.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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