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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tha Mar 24. 2022

브란덴부르크로 보낸 종합 선물 세트

3월 24일 (1721),  바흐가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헌정한 날

301년 전 오늘,

1721년 3월 24일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브란덴부르크의 크리스티안 루트비히 후작(Christian Ludwig von Brandenburg-Schwedt)에게  자신이 작곡한 협주곡 여섯 작품을 골라 헌정했습니다. 바흐가 직접 그린 헌정 악보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2년 전 후작 전하의 명을 받아 그 앞에서 연주할 때,  

제 미천한 재능에 큰 기쁨을 느끼시는 것을 보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제가 물러나려 하자, 제 몇몇 작품들을 보내 보라고 말씀하셨죠.

전하의 자비로운 명에 따라,

저는 이 다양한 악기들을 위해 작곡한 협주곡들을 바치며 제 비천한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서문의 내용으로 미루어보건대, 바흐와 브란덴부르크의 크리스티안 루트비히 후작이 헌정 2년 전인 1719년,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학자들은 이 시기가 바흐가 하프시코드를 주문하기 위해 베를린을 방문해 머물렀던 시기와 일치할 것이라고 추측을 합니다.

https://brunch.co.kr/@agathayang/65


당시 크리스티안 루트비히 후작은 베를린에 작은 악단을 갖고 있었는데, 그 단원들 중 바흐와 면식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 후작과 바흐의 만남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것이죠. 바흐의 음악이 마음에 든 후작은 자신의 악단을 위한 작품을 의뢰한 것이고요. 그리하여 301년 전 오늘 바흐는 예전에 작곡해놨던 협주곡 중에 여섯 곡을 골라 브란덴부르크로 보냈습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작품이 묶이긴 했지만, 각각의 협주곡은 작곡된 시기가 저마다 다릅니다. 또한 편성, 즉 사용한 악기 구성이나 작곡 양식도 각양각색이죠. 그중에서 오늘은 협주곡 3번 G장조 BWV1048 들으실 텐데요. 바흐의 자필 악보에는 ‘석 대의 바이올린, 석 대의 비올라, 석 대의 첼로,

합시코드와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이라고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즉, 관악기는 등장하지 않고, 현악기 위주로 음악이 전개되죠. 협주곡이지만, 대조와 대비보다는 비슷한 음색의 현악기들이 조화와 협동을 추구하는 작품이고요.  총 세 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두 번째 악장이 단 한 마디로 되어 있고요.  이 한 마디 안에 적혀 있는 것은 화음 두 개뿐입니다. 다시 말해, 두 개 화음 안에서 즉흥 연주 형태로 진행해야 하는 악장이어서, 지휘자에 따라, 연주자에 따라 해석이 다르죠. 길이는 매우 짧지만, 경우에 따라 매우 흥미로울 수 있는 악장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주로, 바이올린이나 합시코드 독주로 간단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https://youtu.be/pdsyNwUoON0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



언제 들어도 풍성한 음향을 즐길 수 있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오늘은 협주곡 3번을 들으셨고요. 다음 기회에 다른 브란덴부르크 협주곡들도 소개해드릴게요.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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