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호산나! 다윗의 자손

4월 10일 (2022)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맞아

by agatha

오늘은 그리스도교 교회력으로 성주간(Holy Week)이 시작되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오늘 주일 미사를 다녀오신 가톨릭 신자분들이라면 성지(聖枝, 성스러운 나뭇가지)를 모두 받아오셨을 겁니다. 저도 마음에 드는 가지로 골라 미사 중 신부님의 축복을 받았는데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가 수난당하기 전 백성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한 것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당시 사람들이 승리와 존경의 표시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영 행렬을 벌였다고 해서, 오늘 전례에서도 나뭇가지를 축복하고 행렬을 거행하죠. 이 순간 음악이 빠질 수 없습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이스라엘 임금님, 높은 데서 호산나!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로는 아래와 같은 안티폰 악보가 전해집니다.


an--hosanna_filio_david--vatican.png




중세 시대 만들어진 이 노래의 가사는 시대를 거치며 여러 나라, 여러 작곡가들에 의해 작품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그중에서 오늘은 영국 작곡가 올랜도 기번스(O. Gibbons, 1583-1625)의 6성부 폴리포니 합창곡으로 준비했습니다.


https://youtu.be/4X8Y2mS8xos

올랜도 기번스의 <호산나! 다윗의 자손>



오늘 전례 중 축복받은 성지는 집으로 가져와 십자가 뒤에 걸어 놓게 됩니다. 다음 해 재의 수요일까지 보관하면서 그 의미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죠. 저도 지금 적절한 곳에 예쁘게 걸어놓으려고 방 안을 둘러보는 중입니다. 서양의 옛 음악이 아무래도 그 종교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오늘은 한쪽으로 이야기가 좀 깊게 들어갔네요. 종교를 떠나 한 문화권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로 여겨주시면 좋겠어요. 휴일 편안하게 마무리하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부드러운 서풍은 불어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