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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tha Jan 05. 2022

베네치아 오페라,
베네치아 상인의 지갑을 열다

1월 5일 (1649)에 초연된 카발리의 오페라 <지아소네>

1649년 1월 5일,  373년 전 오늘은 

프란체스코 카발리(F. Cavalli)의 오페라 <지아소네>(Giasone)가 베네치아 산 카씨아노(San Cassiano) 극장에서 초연된 날입니다.


산 카씨아노 극장은 1637년 F. 마넬리의 <안드로메다>를 무대에 올리며 개관한, 사상 최초의 상업 오페라 극장이죠.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오페라가 대중화되는 게 크게 기여한 극장으로, 이 극장 설립 이후 베네치아에는 한때 오페라 극장이 스무 개가 넘었다고 합니다. 오페라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실감이 나는 수치인데요.

베네치아 산 카시아노 극장



뮤지컬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이 뉴욕의 브로드웨이, 런던의 웨스트엔드로 몰리듯, 17세기 오페라로 성공하고 싶은 작곡가와 성악가들이 베네치아로 모여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F. 카발리는 몬테베르디의 뒤를 이어 베네치아 오페라를 이끈 스타 작곡가였죠. 사십 편이 넘는 오페라를 작곡했고요. 그중에서  1649년 1월 5일,  373년 전 오늘 산 카시오네 극장에서 초연된 <지아소네>는 카발리의 열 번째 오페라로, 작곡가의 오페라 작품 중 가장 유명할 뿐 아니라, 17세기 오페라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손에 꼽힙니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지아소네가 여자들만 사는 렘노스 섬에서 사랑에 빠진 일화와 콜키스 왕국에서 황금 양털을 손에 넣기까지의 모험을 합친 이야기가 프롤로그와 세 개의 막에서 펼쳐지는데요. 여러 인물들의 애정 관계가 진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운데, 희극적인 인물, 가벼운 분위기의 아리아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관객 친화적인 이 작품에 베네치아 관객들은 열광했다고 하네요. 



오페라 <지아소네> 리브레토에 들어 있는 그림


자, 그러면 음악 들어볼까요?

373년 전 오늘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카발리의 <지아소네> 중에서 2막 1장에서 렘노스 섬의 이시필레 공주가 돌아오지 않는 연인 지아소네(이아손)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라멘토, 준비했습니다. 

'오, 나는 어찌해야 하나‘(Lassa, che far degg'io?), 들어보세요. 


https://youtu.be/a2MUcFNDSDA

카발리의 <지아소네> 중 이시팔레 공주의 라멘토


여인이 처한 극적인 상황도 그렇고, 하행하는 오스티나토 베이스 위에서 진행되는 아리아 선율도 그렇고 헨리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에 나오는 디도의 유명한 라멘토 'When I Am Laid In Earth'(내가 땅에 묻힐 때)를 떠올리게 하는 곡인데요.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는 카발리의 <지아소네>가 초연되고 40년이 지난 후에야 발표되는 작품입니다. 즉, 카발리가 <지아소네>에서 선보인 '오, 나는 어찌해야 하나‘(Lassa, che far degg'io?) 같은 음악들이 발판이 되어, '디도의 라멘토' 같은 명곡도 탄생할 수 있었던 거겠죠.


비교해 보시라고, 헨리 퍼셀의 '디도의 라멘토'도 영상을 붙여드릴게요 

 https://youtu.be/ou8A0g_jY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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