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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tha Jan 09. 2022

<클래식 365, 오늘 이 곡>
1월 9일

통일 이탈리아 초대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서거일에 듣는 베르디

1878년 1월 9일, 

144년 전 오늘 

이탈리아 로마에서 통일 이탈리아의 초대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서거했습니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라는 이름이 생소하신 분들도 

밀라노의 유명한 쇼핑센터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는 여행길에, 혹은 사진을 통해 많이 보셨을 겁니다. 

밀라노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는 이탈리아를 통일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1877)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는 이탈리아 리소르지멘토 운동(risorgimento, 부흥, 다시 일어나다), 즉 이탈리아 통일 운동의 구심점이었던 인물입니다.  476년 서로마제국 멸망 이후 이탈리아는 매우 오랫동안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나라들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19세기에 이르러, 분열된 이탈리아를 하나로 만들고, 이탈리아 땅에서 외세를 몰아내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세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있었고 그의 이름 자체가 이 운동의 중요한 구호가 되었죠.  


"비바 베르디(Viva Verdi)"

'비바'는 '만세'라는 뜻이고, 

'베르디'는  '이탈리아의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Vittorio Emanuele Re D'Italia)에서 각 단어의 알파벳 첫 글자만 따로 떼어낸 말이었죠. 

외세를 물리쳐 나라를 통일시키고 당시 이탈리아의 유일한 독립 왕국이던 사르데냐의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를 왕으로 만들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구호입니다., 


"비바 베르디(Viva Verdi)" 구호를 목청껏 외칠 수 있는 곳은 베르디의 작품이 공연되는 오페라 극장이었습니다. <나부코>, <일 트로바토레>,  <돈 카를로> 등 베르디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에국심을 고취시키는 오페라 작품을 만들었고, 이때마다 사람들은 작곡가를 칭송하며 '비바 베르디'를 외쳤지만, 동시에 "비토리오 에마누엘레를 통일 이탈리아의 왕으로!"라는 속마음도 실었죠. 


음악 듣겠습니다. 

베르디의 <나부코> 중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노예들의 합창'을 부르면서 조국을 빼앗긴 처지를 한탄하며 부르는 합창 '날아가라 생각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Va, Pensiero, sull'ali dorate),  짧게 줄여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고도 하는 곡, 리카르토 무티의 지휘로 로마 오페라 극장 합창단광 오케스트라가 연주합니다. 


https://youtu.be/MBYmhYxEvUM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베르디의 <나부코>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이탈리아도 길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1861년 ‘이탈리아 왕국’이라는 국명으로 이탈리아 북동부 지방과 교황령을 제외한 채 일단 제1차 통일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국왕으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즉위했죠. 



이탈리아가 통일되던 해(1861)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이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는 베네치아, 로마 등 제1차 통일 때 가져오지 못한 도시들을 획득하는 등 완전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러다가 1878년 1월 9일,  144년 전 오늘, 58세를 일기로 서거했죠. 유해는 로마 판테온에 묻혔고, 비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혔습니다. 

'국가의 아버지'(PADRE·DELLA·PATRIA)

로마 판테온에 잠든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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