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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tha Jan 21. 2022

비극적 의식이여  Tristes Apprêts

1월 21일 (1793)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처형된 날을 기억하며

229년 전 오늘,

1793년 1월 21일은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가 파리 혁명 광장, 지금의 콩코드 광장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처형을 당한 날입니다.      


죄목은 ‘국가반역죄’.

가족들과 함께 해외 망명을 시도하다가 잡혀 압송된 사건은 루이 16세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명예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도주한 왕', '나라를 버린 왕'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그는 국민공회가 공화정을 선포함과 동시에 폐위됐습니다.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는 721명의 투표자 가운데 387표를 받아 유죄 판결을 받았죠. 그리고 이렇게 결국 단두대 앞에 서는 날이 오고야 만 것인데요.

추격대에게 잡힌 날이 1791년 6월 21일, 프랑스 공화정이 선포된 날이 1792년 9월 21일, 그리고 결국은 공개 참수를 당하는 마지막 날이 1793년 오늘, 1월 21일이었죠. 이쯤 되면 "21"이라는 숫자는 루이 16세에게 저주의 숫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루이 16세는 마지막 순간까지 꿋꿋하고 냉정하게 모든 절차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왕실의 사치와 무능, 크고 작은 끊임없는 전쟁, 불합리, 부조리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해온 낡은 구체제(ancien regime)가 이제는 자신과 함께 물러나야 하는 때임을 순응한 것이었을까요? 루이 16세가 세상을 떠나고 약 열 달 후, 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처형을 당합니다. 두 사람의 시신은 현재 파리 북부의 생 드니 대성당에 안장돼있다고 하네요.

 

생 드니 성당에 있는 루이 16세와 마리 앙트와네트의 기도상


루이 16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오늘(1793 1 21) 준비한 음악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2006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앙투아네트가 오페라를 관람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나왔던 바로크 음악 'Tristes Apprêts, Pâles Flambeaux- 슬픈 의식이여, 희미한 불꽃이여'입니다. 라모(Jean Philippe Ramea) 오페라 <카스토르와 폴뤼> 1막에서 비운의 여주인공이 연인의 장례식을 준비하며 부르는 애절한 애가((哀歌)이죠.  


영화에서의 짧은 버전, 먼저 보시구요

https://youtu.be/EUDHRw-NglQ

영화 <마리 앙투와네트>에서 라모의 오페라 <카스토르와 폴뤼> 공연 장면. 마리 앙투와네트가 관람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아서 라멘트(애가) 전체도 들어보세요.

https://youtu.be/0plMCnbSc3Q

라모의 <카스토르와 폴뤼> 1막 3장, 연인의 죽음 앞에 슬퍼하는 여주인공의 라멘트 'Tristes Apprêts-슬픈 의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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