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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런던의 팔방미인

2월 9일 (1765) 영국 여성 음악가 감바리니가 세상을 떠난 날

by agatha

257년 오늘,

1765년 2월 9일은

영국 음악가 엘리자베타 데 감바리니(Elisabetta de Gambarini, 1730-1765)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엘리자베타 데 감바리니. 이름에서 드러나듯 그녀의 뿌리는 이탈리아입니다. 부모가 이탈리아 귀족이었는데, 영국으로 건너와 네 명의 아이를 길렀고, 엘리자베타는 그중 세 번째 아이였죠. 엘리자베타의 음악적 재능은 런던의 귀족 자제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감바리니는 10대 시절부터 <오라토리오 축전>, <유다스 마카베우스>, <요셉과 형제들> 등 헨델의 오라토리오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큰 무대에 섰습니다. 그녀는 노래 잘하는 메조소프라노 가수였고요. 합시코드, 오르간 등의 건반 악기 연주, 오케스트라 지휘, 작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드러냈습니다.


엘리자베타 데 감바리니가 작곡한 건반 음악 들어볼게요.

합시코드를 위한 여섯 개의 레슨, Op. 1 중에서 소나타 5번 C장조 전 악장(Vivace - Siciliana andante - Spiritoso assai)입니다.


https://youtu.be/qkMt9_O1Aog


감바리니의 <합시코드를 위한 여섯 개의 레슨, Op. 1>은 ‘하우’(Howe)라는 성을 가진 아일랜드 자작 부인에게 헌정됐는데요. 이 작품집이 출판된 건 1748년으로, 이때 감바리니의 나이는 겨우 열일곱 살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해에 또 다른 작품집 <합시코드를 위한 레슨, Op. 2>도 출판됐죠.


사실 영국에서 영국 태생의 작곡가가 쓴 최초의 건반악기 소나타 작품집은 1747년 제임스 네어스(James Nares)란 작곡가가 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바로 이듬해 여성, 그것도 아직 10대였던 감바리니의 작품집이 두 권이나 출판됐다는 사실은 그녀의 재능이 그만큼 비범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감바리니의 작품집이 출판될 때, 귀족에서 고위 관리들까지, 런던의 유력 인사들이 후원했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왕세자인 프레데릭 웨일스 대공, 작곡가 헨델도 포함돼 있었죠.


오늘날 음악학자들은 엘리자베타 데 감바리니를, 영국에 건반 소나타 장르를 정착시키고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보수적이고 진보적인 양식을 넘나들었던 과감한 작곡가라고 평가합니다.


재능 있는 음악가였지만, 데 감바리니의 삶은 길지 못했습니다. 257년 오늘, 1765년 2월 9일 출산 중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때 감바리니의 나이 서른다섯이 채 못되었죠.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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