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1709), 쥬세페 토렐리가 세상을 떠난 날
1709년 2월 8일
313년 전 오늘,
이탈리아 음악가 쥬세페 토렐리(Giuseppe Torelli)가 볼로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볼로냐 악파의 중심인물인 토렐리는 생애 대부분을 기악음악이 발전했던 볼로냐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고요, 작곡가로서는 다양한 종류의 협주곡을 작곡하며 바로크 협주곡 양식의 발전을 앞장서서 이끌었습니다. 특히 트럼펫 협주곡들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토렐리의 트럼펫 협주곡 D장조 전 악장 (1악장 알레그로, 2악장 아다지오-프레스토, 3악장 알레그로) 들어보시죠.
위 동영상에 사용된 트럼펫이 생김새 혹은 연주법을 혹시 눈여겨보셨나요? 영성 속 악기는 바로크 시대의 트럼펫입니다. 오늘날 흔히 보는 트럼펫에는 있는 밸브나 슬라이드 같은 장치들이 보이지 않죠. 그래서 연주자 양손을 보면, 특히 왼손은 악기를 붙잡고 있을 뿐, 거의 움직임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셨을 텐데요. 오른손 손가락들이 가끔씩 움직이는 것은 그 자리에 구멍이 있어서 음정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로크 트럼펫은 입술 모양과 호흡을 변화시켜서 음정을 조절하는데요.
이렇듯 연주하기 까다로운 이 악기를 위한 음악을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토렐리가 수십 곡 남긴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당시 볼로냐 사람들이 화려한 음색으로 축제적인 느낌을 살린 음악을 유독 좋아해서 세속적/종교적 행사에서 즐겨 사용된 악기가 트럼펫이었다고 하고요. 또 그때 마침 볼로냐에 브란디(Giovanni Pellegrino Brandi)라고 하는 굉장히 뛰어난 트럼펫 연주자가 있어서 토렐리가 그를 염두에 두고 그렇게 많은 곡을 썼을 것이라는 것도 학자들의 주장입니다. 그러고 보면, 모든 일에서 가까이에 누가 있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참, 그리고 위 토렐리의 트럼펫 협주곡 2악장에서 트럼펫은 전혀 연주를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었는데, 혹시 눈치채셨나요? 이 작품뿐 아니라, 바로크 시대의 트럼펫 협주곡에선 이처럼 2악장에서 주인공 트럼펫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2악장에서 조성이 바뀌면, 당시의 악기로는 이를 조절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오늘은, 313년 전 오늘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음악가 쥬세페 토렐리(Giuseppe Torelli)를 기억하며, 바로크 트럼펫 음악의 매력도 살펴보았습니다.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