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gatha Jan 30. 2022

18세기 플루트 음악의 대가

1월 30일 (1697), 독일 음악가 요한 요아힘 크반츠가 태어난 날

325 전 오늘,

1697년 1월 30일은

요한 요아힘 크반츠(Johann Joachim Quantz, 1697-1773)라는 독일 음악가가 태어난 날입니다.


크반츠의 일생은 1754년, 그의 나이 57세에 직접 쓴 자서전이 전해지고 있어서 비교적 상세히 알 수가 있는데요.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크반츠가 처음 배운 악기는 바이올린이었고요, 오보, 트럼펫, 오르간 등을 두루 다루다가 틈틈이 독학으로 익히던 플루트로 진로를 정한 때는 20대 초반이던 1719년이었습니다. 당시 크반츠는 작센의 선제후이자 폴란드 국왕인 아우구스트 2세의 궁정 음악가로 일하고 있었는데, 프랑스에서 와 플루트 수석을 맡고 있는 뷔파르댕(Pierre-Gabriel Buffardin)에게 집중적으로 지도를 받은 후 과감하게 플루티스트로 전향했죠. 이후에는 1724년부터 3년 간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의 주요 도시들로 연주 여행을 다니면서 넓은 음악적 시야와 경험을 얻었고,  더불어 플루티스트로서 국제적인 명성까지 얻게 됐는데요.


18세기 플루트 음악의 대가 크반츠



크반츠의 음악과 연주는 1728년 드레스덴 궁정을 방문한 프로이센의 왕세자 ’프리드리히 2세‘의 마음도 대번에 사로잡았습니다. 프리드리히 2세는 크반츠에게 플루트를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요. 이때부터 크반츠는 일 년에 여러 차례 프로이센 베를린 궁정을 방문해 왕세자에게 악기를 가르쳤죠.   프리드리히 2세와 크반츠의 인연은 1773년 크반츠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45년이나 이어집니다.


크반츠는 프리드리히 2세가 왕으로 즉위하고 2년이 지난 1742년, 드레스덴을 완전히 떠나 프로이센의 수도 베를린으로 건너왔고요. 프리드리히 2세의 음악 선생으로서,  플루티스트 겸 작곡가, 또 악기 제작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죠. 프리드리히 2세가 요한 요아힘 크반츠를 얼마나 각별하게 여겼는지는 전해오는 몇 가지 일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당시 크반츠와 왕의 플루트를 반주했던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가 친구들에게 한 이런 농담까지 했다고 해요.      


프로이센에서 가장 힘센 동물은 크반츠 부인 무릎에 앉은 강아지라네.

어찌나 사나운지 크반츠 부인이 무서워하지.   

그런데 그 부인을 누구보다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크반츠이고,

그런 크반츠에게 우리 대왕 전하께서는 꼼짝도 못 하시지.       


이처럼 궁정의 다른 음악가들이 질투할 만큼 특별한 신임을 받은 크반츠는 프리드리히 2세를 위해

300곡이 넘는 플루트 협주곡과 150곡 이상의 플루트 소나타를 작곡했습니다.


https://youtu.be/XubfFd0nkoI

프리드리히 2세의 궁전에서 열렸던 음악회 장면을 그린 장면 플루트 연주자는 프리드리히 2세, 합시코드 반주자는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이며, 크반츠는 오른쪽 벽에 기대어 서 있다


크반츠는 왕의 지원과 격려 속에서 플루트 연주법에 관한 저서(Versuch einer Anweisung die Flote traversiere su spielen)를 발표했고, 악기 개량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그런 충성스러운 크반츠를 프리드리히 2세는 끝까지 잘 예우해주었습니다.


크반츠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772년 프로이센 궁정을 방문했던 음악 역사학자 찰스 버니는 이렇게 기록했죠.


크반츠는 일흔이 넘은 고령인데도 매우 건강하고 강인해 보였다.

우리는 음악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크반츠는 그의 주군이자 제자인 왕이

자신의 작품 외에 다른 플루트 협주곡은 잘 연주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345년 전 오늘, 1697년 1월 30일에 태어나 18세기 플루트 음악의 발전을 이끈 요한 요아힘 크반츠의 이야기와 음악 전해드렸습니다.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매거진의 이전글 왕위는 계승되었으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