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1952), 영국 왕 조지 6세가 세상을 떠난 날
70년 전 오늘,
1952년 2월 6일은 영국 왕 조시 6세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며칠 전부터 오늘이 엘리자베스 2세가 영국 군주가 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라는 기사가 여러 개 뜨더군요. 전 세계 2억 77000만 명이 TV로 지켜봤을 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성대한 대관식이 열린 날이 1953년 6월 2일인데요, 오늘이 즉위 70주년 기념일인 것은 그녀의 재위가 1952년 2월 6일, 그녀의 아버지 조지 6세가 세상을 떠나면서 동시에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에게 왕위를 물려준 조시 6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어떤 왕이었는지는 콜린 퍼스 주연의 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를 보신 분이라면 잘 아실 텐데요. 말을 심하게 더듬는 언어 장애가 있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최악의 위기 상황 속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훌륭한 입헌군주였죠. 하지만 타고나기를 건강한 체질은 아니었던 조지 6세는 전후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고, 결국 1952년 2월 6일, 70년 전 오늘 아침, 56년의 삶을 마쳤습니다.
오늘 준비한 음악은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압권으로 꼽히는 조지 6세의 대국민 라디오 연설 장면에서 나왔던 베토벤 교향곡 7번의 2악장입니다.
5분 남짓한 장면인데요. 조지 6세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한 마디 한 마디 연설을 이어가며, 전쟁의 공포에 사로잡힌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데요. 물론 이 연설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이지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낸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의 음악과 함께 이 장면은 말로 다할 수 없는 묵직한 울림을 남기죠. 사실 베토벤 교향곡 7번의 2악장은 베토벤의 지휘로 초연됐을 당시에도 이례적으로 앙코르 요청을 받았을 만큼,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음악인데요.
베토벤의 교향곡 7번, 전 악장 조르디 사발(J. Savall)과 그가 창단한 르 콩세르 데 나시옹(Le Concert des Nations)의 실황 연주가 있어서 소개해드립니다. 사발은 작곡 당시의 악기로 당대의 연주 관습에 따라 연주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음악가인데요. 주로 바로크와 그 이전 시대의 음악을 연주해온 사발과 그의 단체가 최근 베토벤 교향곡 전곡 녹음을 완성했는데,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어요.
저도 우연히 라디오에서 지휘자와 연주 단체가 누구인지 모른 채 이 시리즈의 교향곡 5번을 듣다가, 너무 많이 들었던 이 작품이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 느껴지는 게 놀라워서, 주차를 하고도 차에서 못 내리고 음악이 끝날 때까지 앉아 있었는데요.
동영상 보시면, 일단 악기부터 오늘날의 악기와 어딘지 모르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흥미롭고 감동적인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