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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게, 공정하게

2022 동계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온 모든 선수들을 응원하며

by agatha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어제 개막했습니다. 대회 시작 전부터 각종 논란과 이슈들이 끊이지 않아 사실 지켜보는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어찌 되었든 수년간 준비해온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를 응원합니다.


오늘 준비한 고음악은 '올림픽'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바로크 오페라 작품입니다. 얼마 전 18세기의 중요한 오페라 대본가로 메타스타시오(Pietro Metastasio)라는 인물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https://brunch.co.kr/@agathayang/47


<버려진 디도>(Didone abbandonata)라는 작품으로 대본가로서 성공적인 출발을 한 메타스타시오는 이후 서른 편에 가까운 대본을 쓰면서 승승장구했습니다. 그의 대본이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한 작품을 놓고 여러 명의 작곡가들이 저마다 곡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죠. 특히 <올림피아드>(L'Olimpiade)는 1733년 안토니오 칼다라(A. Caldara)라는 작곡가에 의해 처음 무대에 올려졌는데, 이후 비발디, 페르골레지, 레오나르도 레오, 발다사레 갈루피 등 60명이 넘는 작곡가가 이 메타스타시오의 대본을 가져다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올림피아드>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오페라는 고대 그리스 시대, 올림픽 경기를 배경으로 하고요.

젊은 남녀 사이에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사랑과 우정을 그려냅니다. 줄거리를 살짝 소개해드리면, 아테네 청년 메가클레(Megacle)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줬던 친구 리치다(Licida)에게 보답하기 위해 그의 이름으로 대신 올림픽에 출전하기로 결정하면서 문제는 시작됩니다. 한편, 리치다가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까지 올림픽에 출전해 승리하려고 하는 이유는 우승자에게는 개최국 시치오네(Sicione)의 아름다운 공주 ‘아리스테아’(Aristea)의 손을 잡을 영광이 주어지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리치다의 이런 속마음을 모른 채 올림픽에 출전한 메가클레는 사실 아리스테아 공주와 연인 사이였죠. 여기까지만 보아도, 이 올림픽 출전과 승리를 놓고 주인공들이 얼마나 복잡한 관계에 놓이게 됐는지 짐작이 가시죠?


음악 듣겠습니다. 메타스타시오의 대본 <올림피아드> 1막 중에서 훌륭한 운동선수 메가클레가 올림픽 출전을 결심하며 부르는 아리아 ‘나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Superbo di me stesso), 오늘은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의 음악으로 준비했습니다.


https://youtu.be/9m4n6letdqE

메타스타시오의 대본에 음악을 붙인 페르골레지의 오페라 <올림피아드> 중에서


메가클레의 자신감 넘치는 아리아, 잘 들으셨죠? 하지만 친구를 대신해 출전한다는 사실 자체가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은 것이니, 우승의 영광이 영원할 수는 없었겠죠? 결말이 궁금하시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페르골레지의 작품 말고도 메타스타시오의 동일한 대본으로 만들어진 오페라 <올림피아드>가 많이 있으니까요. 다음 기회에 또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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