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길은 어디에나 있다

2월 18일 (1716) 태어난 스위스 음악가 G. 프리츠를 기억하며

by agatha

306년 전 오늘,

1716년 2월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스파르트 프리츠(Gaspard Fritz, 1716-1783)라는 이름의 음악가가 태어났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아버지에게 기초 수업을 받은 프리츠는 좀 더 공부하기 위해 소년 시절 이탈리아 토리노로 갔습니다. 그곳엔 소미스(G. B. Somis)라는 이름의 유명한 바이올린 선생이 있었죠. 장-마리 르클레르, 가에타노 푸냐니 등이 소미스가 길러낸 제자였는데요. 소미스의 가르침을 받은 뒤, 프리츠는 다시 고향 제네바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제네바는 칼뱅교의 도시였기 때문에 예술 활동을 펼치기엔 금욕적인 분위기였는데요. 공공 음악회나 극장 같은 시스템이 활발하지 않은 제네바에서 소미스는 "커먼 룸(Common Room)"이라는 소셜 클럽을 통해 음악가로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갔습니다. '커먼 룸'은 제네바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국제적이며 한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프리츠는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고 연주할 수 있었죠. 당시 영국의 유명한 음악 평론가이자 음악학자였던 찰스 버니는 1773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이곳(제네바)은 들을 수 있는 음악이 거의 없다. 극장은 금지되어 있고, 교회에도 오르간이 없다. 예배 중에도 그저 칼뱅의 스타일로 시편을 노래할 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작곡가이자 탁월한 바이올리니스트인 프리츠 씨는 이곳에 살아 있다. 30여 년 제네바에서 활동해왔으며, 제네바를 방문하는 음악 애호가들에게 명성이 매우 높다.



프리츠의 작품들은 런던과 파리에서도 출판되었고, 불법 에디션이 나올 만큼 반응도 좋았다고 하는데요. 제네바에서 태생으로 이탈리아를 유학하고 돌아와 영국인들에 호응을 받으며 활동한 프리츠의 음악은 매우 세련되고 진보적인 스타일로 평가받습니다.


프리츠가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들어보시죠. Op. 3-2의 2악장 안단테입니다.

https://youtu.be/JWhSl-ECeL8


오늘은 306년인 1716년 2월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난 가스파르트 프리츠의 이야기와 음악 소개해드렸습니다. 만만치 않은 조건에서도 자신의 길과 음악을 찾아낸 프리츠의 일생이 영감을 주네요.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완전한 연극인, 무대에서 생을 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