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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Jul 03. 2015

수평선

당신과 거닐면 온통 꽃 냄새 섞이었다
어딘지 달큰한 발효과일향 같기도 했다
봄바람에 취해 당신에게 내달리는 동안
폭폭 찌는 과일냄새를 뒤집어쓰고 정신을 잃었다
사방이 전부 너로 피어난 정원이었고
너의 향수가 술렁여 내 안에 찬 너를 모조리 쏟아낼 뻔하였다

꽃송이들이 뭉게뭉게 피어나 나무에 내렸고
나무는 격렬한 꽃들의 구애에 무너져 내릴 듯하였다
모든 것이 너무하게 격정이 되는 계절에
난 당신 앞에 항변할 수 없는 시간을 가져다 놓았다
이제 묻겠다 당신은 내게 수평선을 내어줄 수 있는가
나는 심연이라 하는 당신 너머로 항해하리라

만취의 계절에 당신은 이미 가두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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