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던 시절의 사랑은
모두 제각각 코미디 같이 떠났다.
나와 너는 어렸고
감정의 밀물과 썰물을 조절하지 못했다.
열 번의 다른 봄처럼
열두 번의 다른 겨울처럼
사랑이 떠나면
대부분 매달리는 나와
그것에 매달린 초라한 그림자만 남았다.
우스웠다.
떠나간 사랑도, 남겨진 나도.
그중에 더 우스운 것은
사랑의 의지도
생활의 집념도 꺾여버린 나.
마른 뺨을 때리며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마음먹었다 우스워지지 않기로.
사랑은 코미디 같이 떠났어도
나 스스로에게는 결코 우습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