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꾸었다
이상하다 몇 해 전부터는 악몽이 많이 줄었는데⎯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아 선득한 가슴을 문질렀다
가슴에선 미움이 비죽 종유석처럼 만져졌다
마른 얼굴을 씻으며 나는 깊은 숨을 쉬었다 동굴 속에 있는 사람처럼
악몽 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믿게 되었다
악몽을 다독이지 못하는 순간들이 모여 사람은 건조해지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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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에 안개?
저기 아직 안개가 물러가지 않은 산의 윤곽이 드러난다
천 년의 산맥에게도 안개가 필요했다
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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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침 어떤 부탁이 있었다
잠시만 더 머물러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