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나왔다 국거리 소고기를 끊고
영숙네 들러 머리고기에 소주 한 잔을 비우니
올려다 본 하늘, 멀겋다
아 저 빛깔이 꼭 우리 엄마가 날 부를 때의 음성 같구나
이런 날 꽃을 사서
엄마 무덤에나 갈까나
괜한 청승이다
엄마 나 오늘 나를 위해
꽃 하나 사도 되겠소
나 어렸을 적
마을 어귀에 핀 코스모스만 봐도
눈물이 그렁 쏟아졌소
살결 흰 손에 포개지던 꽃잎이
팍 꺾여버린 손마디에 이제 어울리기나 하오
엄마
나 그때처럼 한번만 불러 주겠소
꽃다운 여인이었네 해주시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