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권사님의 고난(1)
어제,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였으나 7시에 집 가까이 있는 원룸을 보기로 방문 약속이 잡혔다.
손님과 헤어지고 시간을 보니 7시 20분.
예배시간 전에 교회에 도착하기는 어렵고 중간고사가 끝난 아들, 일찍 집으로 귀가한 남편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생각으로 집으로 향했다.
쑥부침개가 맛있다는 얘기를 교회에서도 들었고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나누는 대화에서도 들었는데 나 먹자고 번거러운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오오~~타이거즈 소크라테스 타이거즈..."
tv에서 나오는 응원가로 집안이 시끌시끌하다.
남편은 야구를 좋아한다.
시즌이 시작되면 사무실에서 먹고자며 야구를 시청하는 경우도 있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쑥부터 꺼내 부침개를 부쳤다.
"부침개 먹자."
중간고사를 마친 아들은 밥보다 게임, 부침개보다 게임...반응이 없다.
막내 딸아이는 집에 없어 전화를 하니 공원에서 그네를 타고 있다고 한다.
식구들은 내가 당연히 수요예배에 출석하고 8시가 넘어 집에 도착하리라 생각했을것이다.
평소에는 그랬다.
평소에는 그 시간까지 참지 못해 더러 라면을 끊여 먹거나 배달음식을 시켜먹거나 했다.
일주일에 한번,
어쩌다 한번씩 상차림이 없는 저녁이 휴가같은 기분이 들때도 있었다.
그런데, 부동산 운영이 어려워지며 늦은 방문약속도 적극적으로 잡고 주일외 쉬는날 없이 사무실을 지키고
저녁밥상을 차려만 놓고 9시부터 저녁기도를 시작한지 1년 가까이 됐다.
가족이 함께하는 저녁시간은 추억의 산물이 되지 않을까 두려울 지경이다.
집에서 2-3분 거리에 있는 공원에서 그네를 타는 딸아이를 불러 올리고
아들아이도 게임을 멈추게 하고
남편에게도 tv볼륨을 낮춰달라 부탁했다.
찌개만 푸면 상차림이 완성되는데 먼저 식사를 시작하고 있는 아들 아이!
"야...같이 먹어야지."
"나는 밥을 빨리 먹고, 혼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꺼야"
"같이 밥먹고, 아이스크림도 같이 먹자"
"내돈주고 내가 산것을 왜 같이 나눠먹어."
"????무슨 소리야, 이 집에 내것이 어디 있어? 우리것이지?"
"내돈주고 내가 사갖고 온거라 말이야."
"그렇게 따지면 이 집에 네것은 별로 없을껄. 밥상도 엄마가 차린거잖아."
아들아이가 "안 먹어. 안 먹어."하며 숟가락을 던지고 자기 방으로 가버렸다.
'아~차!'
화목해야 할 식사시간, 묵묵히 숟가락질을 하는 남편보기가 불편했다.
방으로 가버린 아들아이 뒤를 쫒아가 드럼채로 때릴듯이 위협을 가했다.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잔뜩힘이 들어간 눈으로 나를 째려보는 아들!
'뭐가 잘못된거지...대화를 해야 한다. 이대로 지나가면 부모의 권위도 우스워질뿐더러 식사예의도 없어진다.'
숨을 가다듬고
"왜 이러는 건데..."
"오늘 중간고사 끝난 기념으로 나혼자 먹고 싶었어."
"온 가족이 같이 먹고, 또 사먹으면 되잖아?"
"왜 그래야 하는데, 나는 나 혼자 먹고 싶다고."
"가족이란 말이야...."
"또 시작이다. 또 시작. 안들어. "
공부에 목숨건건 아니지만, 나름 중간고사 기간동안 스트레스를 받았을 아들!
아이가 자기를 위로하는 시간을 갖겠다는데 엄마가 이해를 못해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나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생각했는데 얼마나 답답한 엄마인지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나대로 단란한 가족의 저녁시간을 아이스크림 하나로 망쳐버린 아들아이에게 너무 실망스러웠다.
자기를 위해 목숨도 내어줄 부모에게 아이스크림 조금을 양보하지 못한다 생각하니 자식 키워봐도 아무 소용없다는 옛말이 하나 틀리지 않다는 생각에 입맛이 싹 달아났다.
밥도 먹는둥 마는둥.
밥상을 대충 정리하고 씻지도 않고 자리에 누워서는 새벽 2시가 다 되도록 생각을 죽이는 쇼츠를 보며 멍때렸다.
새벽시간에 인기척이 들려 아들방으로 가보니 휴대폰을 보고 있다.
"내일 학교 가야지. 빨리 자"
다음날 아침.
6시30분 알람에도 잠을 깨지 못하는 아들.
7시에 시리얼 한그릇 먹고 뿔퉁뿔퉁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등교를 했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였더라."[사사기 17장 6절]
남편과 나는 형제,자매 많은 중에 학원 한번 다니지 못했지만 손가락에 꼽을 만큼 공부를 잘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원하는 학원을 등록해줬는데도 뒷자리에서 손가락에 꼽게 공부를 못한다.
"공부는 지들이 하고자 해야 공부가 되는거지, 하란다고 하고 안하란다고 안하나?"
그러고는 아이가 고3이던지 중3인던지 부모된 우리는 집에서 tv도 보고 유튜브로 크게 소리내서 듣고 본다.
얼마전에 한 부동산 사장님 실장님과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그분들의 자녀는 미국에서 박사과정, 프로그램개발자다.
"아이가 공부를 잘 하려면 부모가 공부를 해야 해."
"공부는 지들이 하는거지..."남편의 말이다.
군대표 육상선수로 수업시간을 다 채우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학원도 다닌적없지만, 암기과목 달달외워 in 서울했다.
'공부 그 까짓것...하려고만 하면 나 닮은 내새끼들이 정말 대학을 못 가겠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바가 있어 공부를 안하는거겠지? '엄마인 나의 생각이다.
공부는 한가지 사례다.
제목을 완벽한 권사님들의 고난이라고 적으면서 내게도 나는 알지 못하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2%부족한것이 있을텐데...
내가 경험했다고 옮다 생각하고 고집을 부리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완벽한 권사님들에게서 부족한 2%를 꼬집기 전에 이 연재를 통해서 내가 먼저 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무너져가는 나의 일상을 첫회에 기록했다.
(*다음주에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