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

여보세요. 하나님

by 선주

"여보세요?강동경찰서입니다. 김**님 본인되십니까?"

'보이스피싱?

녹취해서 사람들한테 들려줘야지...ㅎㅎ... 재미있겠다.'

"네.전데요."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접수되어 연락드렸습니다.

거주지가 강동구 둔촌동이십니까?"

"아닌데요."

'확실히 보이스피싱 맞군.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수사를 앞두고 있다는건 어떻게 알았지? 국가정보도 해킹하나? 큰일이다 큰일...쯧쯧 '

"아...둔촌동에 거주하신것으로 기록이 잘못되어 접수가 된것 같습니다.

거주지 관할경찰서로 이관하겠습니다.

혹시 연락이 없으면 다음주 중에 전화 확인 한 번 해보세요."

'뭐지? 이러면 진짠데.'

부동산 사무실에서 나만 알던 내용들을 전부 남편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구직활동을 시작한 첫 날에 받은 전화 한 통.

일주일이 지나도록 남편과 절제된 대화로 냉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고 블로그에 등록한 매물에 중개보조원인 내 전화번호가 등록되었다는 이유로 이미 과태료는 확정을 받았다.


20250825_143710_1.jpg 이해를 돕기위한 관련 법규
20250825_143710_2.jpg 이해를 돕기위한 관련 법규


"[김실장입니다.]라는 5글자는 사기죄에 해당되므로 구청에서 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해야 하는데 부동산 대표 공인중개사님이 편찮으신 동안 발생한 것이니 부서직원들과 의논하여 좋은 쪽으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구청 담당자의 말이 있었다.


만 한 주가 다 지나도록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지 않아 이미 중개보조원의 전화번호 기재로 과태료가 부과되었으니 고발장 접수는 없던것으로 하는건가 라는 한가닥 요행을 기대하던 즈음이였다.


이력서를 접수한곳에서는 월요일 면접을 보러 오라는데 맘이 집중이 되지 않는다.


이력서를 낸 당일날 면접일정이 초고속으로 잡혀 다른 구직 정보는 자세히 살펴보지도 못한 탓도 있지만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는 무거운 맘으로는 면접장에서의 내 모습도 죄인처럼 구겨져버릴것 같다.

면접 시간은 오후 2시, 넉넉히 모든 집안일을 마치고 편안하게 면접장으로 갈 수 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면접장에 3분 지각했다.

면접일정이 잡혔고 구직을 해야 하는 물질적인 갈급한 사항이니 가야겠지만 1년 이하의 징역을 살 수도 있다 하지 않는가?

맘은 쑥대밭이 되어 옷을 수십번을 벗었다 입어 보아도 초라하게만 보인다.

썬크림을 바르고 비비크림을 바르고 트윈케잌을 덧 발라도 눈밑이 그늘져 보이고 입가는 처져보인다.

구인난이 얼마나 심각한데 면접장에 지각한 지원자를 뽑을까?

26살 청년 면접자와 동시에 면접을 봤는데 적극적이고 경력의 연륜이 잔뜩 묻은 시원스럽고 재치있는 답변을 해도 청년을 제치고 면접에 붙을까 말까인데 질문에 답할 단어들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심지어 말꼬리를 흐리기까지...내가 면접관이라면 아무리 경력이 좋아도 과거의 영광같은 그 경력과 열정 없는 아줌마 직원을 뽑을 이유는 없다.

면접을 마치고 교회로 향했다.

서늘하고 갇힌 공기에서 나는 약간은 매케함.

맨 뒷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온 첫 마디가

"여보세요. 하나님."

'어...나 새벽기도 다니는 여잔데....'

나는 경찰서의 언저리에도 가본적인 없다.

두려움과 뒤섞인 복잡한 맘에 기도를 잊어버렸다.


-다음주에 계속-



keyword
작가의 이전글[두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