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a Dec 26. 2020

知音, 깊은 곳으로 내려앉은 예술가의 헌신

김수철,  家를 이룬 음악 세계

본래 깊은 곳에서 헤엄치던 물고기가 세상에 알려지는 일도 드물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곳에 살던 종류가 그 물을 바꾸는 일도 거의 없다.

평생 음악에 헌신을 한다는 것민을 존경 받는 가수들 말고, 장르 자체를 탐구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성취해내는 가수란...

<서편제>의 가슴 저리는 대금 소리가 김수철의 음악이라는 걸 알았을 때도 놀랐지만, <팔만대장경>은 특히나 그랬다.

오늘 이 작품 중 '전장에서'를 듣다가 5분께 시작되는 오고북 소리에 잠시 멍했다.

재즈의 드럼에 복잡한 비트가 있다지만, 다섯 개의 북과 북채로 전쟁의 시작과 끝을 다룰 수 있는 리듬이란.....

국악은 현장에서 들어야 제맛인 음악이라서 스피커로 오래 듣지 못하겠다 생각했는데, 이 오고북의 복잡한 리듬은 스피커를 찢고 날 몽골군의 말발굽에 짓밟히는 고려 땅으로 데려갔다.

음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검색해보니 있는 거라곤 음악 동영상 뿐...

이마도 전문서나 논문을 찾아봐야겠지만, 그래도 놀라운 성취를 좀더 믾은 이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괜찮았을까?

헌신에 비례하지 않는 박수 소리가...

대중에게 사랑을 받은 뒤에 더 깊고 좁은 경지까지 걸어들어간 예술가를 찾기란 쉽지 않다.

딱히 돈과 명예 때문이 아닐 것이다.

온 세상의 박수에 더 좋은 것을 보여주려 깊이 파고들어간 그 헌신과 괴로움의 시간이 외면당한다 느낄 때의 고독을 견디기란 쉽지 않을 테니...

놀랍다..라고  시람이라도 말하면 그걸로 되려나?


작가의 이전글 글의 숲, 문장의 질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