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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 Apr 27. 2021

[CCC] 진정한 스승을 찾고 싶다면..

- 항상 곁에 있을 스승 같은 책들

(c)cabins-paulfuentes

감사의 달이 오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선물, 돈, 이런 것들이 생각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사실 5월에 정말 선물 받고 싶은 것은 감사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아예 가족이 없는 분들도 계시고, 스승이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남보다 못한 가족을 가진 분도, 선생님이라고 하면 분노만 차오르는 분들도 있죠.

선물을 드리고 싶어도 그 대상이 없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감사를 표할 대상이 고프죠.

그래서 생각해보았습니다. 현생에 없지만, 마음 깊이 간직할 수 있는 선생님을 소개할 수는 없을까...

제가 읽었던 책 중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느꼈던 책들을 몇 권만 뽑아보았습니다.


<헨쇼 선생님께>, 표지

 

가장 먼저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은 <헨쇼 선생님께>입니다.

솔직히 소개하는 말을 쓰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읽어보세요."라고 한 마디만 하고 싶을 뿐이죠.

읽고나면 소개글이 다 사족이라고 느끼실 테니까요.


리 보츠라는 소년이 보이드 헨쇼라는 동화작가에게 쓴 팬레터가 책의 전부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숙제였지요. 선생님들은 아니 커리큘럼은 왜 그렇게 아이들을 귀찮게 하는지요.

몇 줄 되지 않는 편지...... 하지만 리의 편지는 점점 길어집니다.

학교에서 누군가 리의 점심을 훔쳐가거든요.

엄마와 둘이 사는 리는 이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헨쇼 선생님께 편지를 쓰죠. 

어린이 책을 쓰는 사람은 아이들 마음을 잘 알 것 같고, 작가니까 지혜로울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리는 헨쇼 선생님의 답장을 받을 수 있을까요?

도시락 도둑은요?

그래서 누가 진정한 스승이라는 걸까요?

...아이 보다는 어른이 더 크게 배우는 그런 종류의 책입니다.


두 번째 책도 설명이 별로 필요없는 책입니다.

어른으로서 제제는 어린이에 대한 정보를 줍니다.

아동학대가 결코 괴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 문제아라고 느껴지는 아이들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 낯뜨거운 말을 하는 아이를 미워할 때 그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점 등등...

아이의 영혼을 지키는 건 그 주위의 모두라고 깨닫게 됩니다.

또는 이 책 한 권도 말이죠.


세상은 약육강식이라고 합니다.

좋은 사과를 만들려면 가지치기도 하고 가까이에 나온 열매도 솎아내야 합니다.

가축들 중에서도 태어나자마자 약한 존재는 죽게 버려두기도 하죠.

이 책은 약하게 태어나 죽임을 당하기 직전에 농장주의 딸 펀 덕분에 살아난 윌버라는 돼지의 이야기입니다.

약하고 더럽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돼지가 징그럽다는 이유로 피하고 싶은 거미와 친구가 됨으로써 인생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아주 소소한 동화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로 인생의 교훈을 줍니다.

어른들에게 스승의 역할을 해줄만한 책이죠.


 

다산은 정다산, 정약용 선생님입니다.

동시에 정약용 선생님이 유배당한 강진이기도 하죠.

겨레의 스승이라 할 만한 다산 선생의 이야기니까 당연히 좋은 스승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오해입니다.

이 책은 다산의 아들 정학유가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아버지 정약용 선생님이 나오죠.

왜 정학유가 주인공일까요?

거대한 산은 그림자도 거대하듯이, 정약용 집안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사람은 그 자식들이니까요.

이 책은 정약용의 위대함을 보이기 위해 그를 둘러싼 환경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망해버린 집안에서 삶의 목표를 버리고 살지는 않을까, 공부를 게을리하지는 않을까,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보입니다. 

안소영 작가의 부드럽고 잔잔한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그 누구보다 어려운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위로받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노인과 바다>를 세계명작이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아서요.

헤밍웨이는 지루한 문장을 하나도 쓰지 않지만, 이 타이틀 때문에 책을 사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다 읽고나면 인생책이 될 것이라고 말이죠.

그저 한 노인이 청새치를 잡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이 우리에게 한 상 차려준 것은 인생 그 자체입니다.

곁들인 것은 따뜻한 우정이고요.


어쩌다보니 동화와 소설 몇 권만 골랐습니다.

큐레이션이라는 말에 어울리려고 하니 꽤 힘드네요.

좋은 책은 좋은 스승이지만,

세 가지 기준으로 고른 책들입니다.

진짜로 가슴 속에다 진짜 배움을 넣어준 책,

그러면서도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카네이션 꽃다발 무게 보다 무겁지 않은 책.


어떤 책을 읽으셔도, 5월이 감사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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