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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강 May 09. 2023

왠지... 맘모스빵

가정의 행복을 빕니다.

연중 가장 예쁜 어린 앞으로 파릇한 5월.

가정의 달에 가장 먼저 어린이날이 온 이유인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 웃음소리 만큼 행복한 소음은 없다고 생각하는 저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매년 5월은 행복하기만 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어른이다 보니

바쁘고 아린 생각들이 떠오를수밖에 없지요.

어른이 되어서는 5월이 슬펐고,

슬프기 전

 때는 농번기였으니 말이에요.

그래서라고 하기엔 변명이 빈약한데 왠지 요즘 맘모스빵이 생각났습니다.

담백한 식사, 그중에서도 통호밀빵 같은 걸 좋아하 저는 옛날에도 좋아한 적 없는 빵이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이렇게 들어가는 것도 많지만, 전에는 크림과 잼이 전부였던 것 같네요.

맘모스라는 이름은 코끼리 보다 큰 매머드 만큼 크다는 의미였다죠.

언젠가 부자 동네에는 맘모스빵이 없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달디단 당 덩어리 빵,

싼값에 배를 불리고 당도 충전할 수 있으니 과연 보통 동네에서 환영받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흙내 나는 논과 밭에서도요.

매머드/동아사이언스

5월, 북쪽 농촌에서는 모내기가 시작되는 달이었습니다. 가정의달, 어린이날을 챙기는 건 학교와 텔레비전과 달력 뿐이었어요.

놀이동산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집에서도  반강제로 빨갛게 박아놓던 새싹 같은 5월 달력.

하지만 농촌의 달력은 무뚝뚝한 검정과 빨강과 하양이었습니다.


어른이 된 후, 우리나라 디자인은 멋져지고 달력 인심 후해서 어느 집이나 디자인을 뽐내는 달력들이 쌓이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농사 짓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 예쁜 달력들을 다 치우고 숫자와 글자로만 채워진 못생긴 달력을 다셨지요.


종묘사나 농협 같은 곳에서 보내온 그 달력이 어린 시절에는 참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달력이 왜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농부달력」이라는 그림책을 본 후로는 더더욱이요.


 시절 농부들의  달력에는 농부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절기들과 농사에 필요한 기본 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 달력 하나면 1년의 생활사가 주르륵 딸려나왔겠죠.


<농부달력>은 달력이 품고있던 사계절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유치원 아이들도 볼 수 있는 그림책이죠. 하지만 농촌에 외갓댁이라도 있었던 분이라면 누구보다 즐겁게 책장을 넘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니

심심하고 무뚝뚝했던 보통 동네의 5월이

실은 컬러풀한 축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씨앗의 성장과 수확까지의 시간처럼 어느 마을의 아아라도 심심하게 다채로웠다고요. 


노부부의 1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5월이지만 이제 시작인 고향의 5월로 가 당 충잔하고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1년도 절빈이 간다지만

북쪽마을에서는 새로운 한 해 시작이거든요.


맘모스빵처럼 두툼하고 넉넉하게 늦은 시작을 응원해주는 5월. 따뜻하게 성장하고픈 마음이 듭니다.

혹시나 늦어서 시무룩한 분들도

이제부터 모내기를 하시면 됩다.

각자의 시작이 행복하시기를 바라며,

달력 봉투에 있던 상투적인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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