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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 Nov 29. 2021

쾌유를 빕니다.

평생의 상처를 씻어주는 바다 하나

세상에서 가장 화나는 일은

아이들 마음에 깊은 상처가 새겨지는 일입니다.

딱지 앉아 새살이 돋으면 그나마 나은데, 아물지 않는 내상이 생기는 일은 아주 흔합니다.

그래서 화날 일이 자주 있습니다.  

얼얼한 당신을 보는 일도 그만큼이나 자주지요.

아이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며 갖가지 작은 고통은 겪어보기를 바랍니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만큼,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을 고통만...

공감하지 못하는 어른은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테니까요.


딱지가 만들어지지 않는 상처를 지닌 채 평생 살아가는 어른을 봅니다.

같은 곳이 헐어서 피가 흐르는 속살이 쓰라려 쩔쩔 매는, 그곳 빼고는 다 굳어버린 채 늙어가는 삶...

제법 어른인 체 살아가는 인생은 대부분 뒤틀리고 보기 싫지만, 때로는 따뜻하고 웅장한 자태로 완성되기도 합니다.

고통과 매번 싸우며 성숙해지는 것도 포기하지 않은, 그런 인생을 희망합니다.


연고는 임시방편이지만, 병 보다 넓고 깊은 치유의 바다를 알고 있으면 100번의 365개의 상처도 그럭저럭 지나갈 수 있습니다.

덧날지언정 순간을 넘어가는 데 충분하죠.


다들 어떤 바다를 갖고 계신가요?

전 운좋게 책의 바다를 찾았습니다.

한평생 든든합니다.


또 상처가 덧난 당신,

갈증을 주지 않는 바다에서, 부디 이번 상처를 치료할 뭔가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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