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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 Dec 20. 2021

내가 책을 읽는 방법2

- 읽는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점이 있습니다.

아이들도 책읽기를 싫어할 거라는 오해...

0세부터 모든 아이들은 책읽기를 좋아합니다.

단, 책 읽어주기 싫어하는 부모가 있지요.

어릴 때는 중저음을 가진 아빠가, 그 후로는 부모 누구든 책을 읽어주는 것은 최고의 육아법입니다.

심지어 중학교 입학 후에도 책읽기는 좋다고 하죠.

하지만 스마트폰과 영상물 등이 책보다 편하기 때문에 책읽기는 후순위가 됩니다.

당장 자극적인 영상물을 못하게 하는 방해꾼이 되죠.

그러다 보면 책읽기가 숙제처럼 됩니다.

좋아질 리가 없죠.

운이 좋다면 괴로움 속에서 보석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눈부신 위로나 반짝이는 즐거움을 찾아본 경험으로 책읽기를 좋아할 수도 있죠.

하지만 입시와 취업, 고단한 어른으로 살다 보면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채 10년도 휙 지나갑니다.

이건 비유가 아니에요.

정말로 그런 사람도 많습니다.

출처를 모르겠어요..

인터넷에는 없는 게 없죠.

사전은 물론이고 모르는 개념도 위키백과, 유튜브, 네이버 백과사전을 보면 풀이가 다 나옵니다.

필요한 논문도 구글에 다 나오죠.

 속의 명 구절도 검색 능력이 좋다면 다 찾을 수 있고요.

(그런데 이 검색 능력도, 찾아낸 정보를 가공하는 것도, 결국 문해력이 있어야 고급 수준이 됩니다. 문해력은 오래 책을 읽은 능력으로 길러지고, 후퇴하기도 해요.)

동서고금, 정보에 뒤쳐진 사람이 부자가 된 적은 없습니다.

인터넷에 다 있는 시대에도 그렇지요.

공부해서 잘 사는 게 목적이라면 정보에 기민해야 하는데,

꾸준한 책읽기 없이 그 능력을 갖추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전 지금 책읽기로 부자 되는 법을 말하려는 건 아니니까, 이 정도로 하렵니다.

하나만 더 말하자면 다이제스트는 필요 없다는 겁니다. 그건 누군가 소화한 거예요. 타인이 소화한 정보에 남은 영양소로는 부자가 되기 힘듭니다.


그럼 부자가 되려는 마음도 없는데 저는 왜 책을 읽을까요?

작가라는 알량한 이름 때문일까요?

그러기에 전 너무 게으른 사람입니다.

어릴 땐 영화광이었고, 저도 유튜브에 빠져 있지요.

하지만 저는 책을 기반으로 성장한 세대라서 인터넷과 알고리즘의 함정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문해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거든요.

이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언젠가 한번 소름 끼칠 만큼 스스로에게 놀란 후의 깨달음 덕이었죠.

살기 바쁘던 어느 날,

제가 늙어가고 있다는 걸 목격한 일이 있습니다.

활량이 줄어들고, 뛰면 무릎이 시큰거리고, 지하철에 자리가 나면 앉고 싶을 때  나이 든다는 걸 자각하죠.

하지만 복잡한 생각을 하기 싫을 때, 첨예한 논쟁이 귀찮을 때, 흑백을 빨리 정해버리고 싶을 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될 때는 늙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저런 예도 너무 추상적이죠.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쟤는 왜 저럴까?"

"눈치껏 통일하면 안 돼?"

"저런 게 왜 좋지?"


흔히 꼰대라 일컬어지는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생각의 근육량이 사라지고 있다는, 팽팽하던 피부에 주름이 지듯 인생의 기력이 쇠하고 있다는 징조죠.

저는 정신이 늙는 것이 가장 끔찍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변절, 나이 들면 애가 된다는 말이 그렇게나 무서울 수가 없더군요.

저는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현명하고 자애로운 노인은 인생의 경험으로 얻어지는 것인 줄 알았죠.

하지만 '인생의 경험'에 책읽기도 포함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운동하지 않으면 몸의 근육을 유지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의 근육이 사라져 관성의 법칙에 따르다 소멸된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관성... 살아온 대로가 가장 편한 "latte is hotse"를 외치는 꼰대의 마지막은 추하고 욕심 많고 이기적인 노인뿐이죠.

Wonderful_place, Instagram, accidentally wesanderson

사람은 빛나는 젊음을 유지하다 죽을 수 없지만,

어른으로 늙고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저는 책읽기를 꾸준히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을 꼭 "어른"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서요.


책읽기의 효능, 기쁨, 필요성...

이런 것보다 더 우선인.. 체험으로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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