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5..
화요일과 목요일은 육아시간을 쓰는 날이다.
이유는 당연히 오전에 수업이 없기 때문인데 육아시간을 쓰는 날에는 내가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준다.
요즘 한국나이와 새로 바뀐 나이에 부쩍 관심이 많은 튼튼이는, 엄마 나 이제 여섯 살 아니지? 다섯 살이지? 하면서 어린이집 동생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동생들의 바뀐 나이를 알려준다.
여섯 살이었다가 유월을 기점으로 다섯 살이 된 둘째는, 숫자 개념이 생기고 요일을 인지하게 되면서부터 화요일과 목요일을 기다린다. 이유는 하나다. 엄마랑 같이 어린이집 등원을 할 수 있으니까.
오늘은 목요일이다. 연휴가 끝나자마다 아이는 어제가 수요일이라고 살짝 서운해했고, 하지만 또 목요일이 오니까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이 왔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둘째를 깨우고 씻는 동안 옷을 다 입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서두르고 서둘러도 육아시간을 쓰는 날은 늘 지각이라 마음이 조급했다. 날이 쌀쌀하니 분홍색 외투를 입자고 했는데, 한 쪽 팔을 끼더니 불편하다고 울기 시작한다. 최근 부쩍 커버려 입던 옷들은 다 작고, 사촌언니에게 물려받은 옷은 너무 크다. 실랑이가 점점 길어질 것 같아 팔 길이보다 한 뼘은 더 긴, 사촌언니에게서 받은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쌀쌀한 바람을 맞더니 대뜸, 장갑을 달라는 튼튼이. 아직 장갑을 낄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아이의 손을 꼭 쥔다.
점점 화가 차오르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이틀인데. 솟아오르려는 화를 지긋이 누른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데, 아이가 창문에 매달려서 큰 소리로 나를 부르며 손을 흔든다. 그래도 얼굴은 웃고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나에게도 설레는 날이다.
이유는 당연히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이 늘 평온하지는 않다.
엄마와 함께 가고 싶은 걸 참고 참아서 기다린 이틀.
딸을 데려다 주고 싶은 마음을 참고 참아서 기다린 이틀.
그 소중한 이틀인데,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에 둘째는 종종 울고, 나는 종종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의 감정이 격랑을 타고 흔들리고 흔들리는 그 시간을 돌이켜 보면, 그래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은데 말이다.
튼튼이는 1월생이라 육아시간이 올해 끝난다.
내년부터는 월, 화, 수, 목, 금 아이의 자는 얼굴을 보고 출근을 해야 한다.
이 시간을 더 오롯이 누려야겠다.
화가 나도 깔깔깔 웃어서 털어버릴 수 있게, 마음의 품을 더 넓혀야겠다.
튼튼아! 우리 이 가을 아침을 맘껏 누리자.
더, 더, 신나는 마음으로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을 맞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