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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동재 Sep 17. 2022

MBO에 대한 미신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1. 설마 해묵은 MBO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맞습니다) 그런데 그 MBO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면 다 아는 MBO가 무엇인지 새삼스럽게 이야기 해보려고 하는 걸까요? (맞습니다) 다 아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기도 한 MBO를 새삼스럽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성과관리나 평가에 넘어가야 하는 중요한 오해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2. MBO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구글에 검색해보니 목표관리라는 키워드가 보입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하면 첫 번째 이미지 검색에 이렇게 쓰여져 있네요. ‘상급자와 하급자가 함께 합의하여 목표를 설정, 이 목표를 달성할 책임부문을 명시, 이의 진척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 후, 목표의 달성도에 따라 보상을 배분하는 경영시스템’ 아마도 일반적으로 MBO는 대략 이러한 의미를 갖고 있는 듯합니다. 하향식, 탑에서부터 세분화되는 케스캐이딩(Cascading), 목표관리 도구, 더 나아가 목표달성도에 따른 실적평가, 그에 따른 인센티브. 이러한 속성들은 최근에 OKR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면서 더 대비되는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3.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MBO는 정말 그러한 개념일까요? MBO가 처음 소개된 책은 최초의 현대경영학 서적으로 알려진 1954년 출판된 피터드러커의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입니다. 이 책은 실제로 Management by objectives and self control 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피터드러커는 왜 이 책에서 이 개념을 강조했을까요? 잠시 원문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목적(Objectives)에 의한 관리’로 얻게 되는 효익은 우리로 하여금 ‘명령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domination)를 ‘자율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self-control)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해 준데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개인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경영원리와 이와 동시에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들의 노력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경영원리, 즉 팀을 형성하고 개인의 목표(goal)와 기업의 번영을 조화시킬 수 있는 경영원리다. 이와 같은 경영원리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원칙은 목적과 자율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s and self control)에 의한 경영활동이다. 이것은 모든 구성원들로 하여금 기업과 개인의 공동의 번영을 자신의 목표(aim)로 인식하게 해 준다.


4. 첫 번째는 드러커는 MBO에서 self control(자기통제, 자율)에 대한 개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조직들이 순차적 세분화(Cascading)만 강조하면서 구성원들의 창발성이 발휘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두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아가 당연하다는 듯이 경영은 조직의 목적달성을 위해서 구성원의 경제적인 안전과 같은 하위욕구를 자극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인사관리를 왜곡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향식 목표 관리, 실적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등급화와 보상 차등화, 인센티브, 승진 역시 보상처럼 주었던 관행들입니다. 지표를 할당하고, 숫자를 채우고, 등급을 산정하고, 이를 근거로 보상을 결정하는 방식이 자발성을 떨어뜨리고 협업을 저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정당화하는데 MBO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한 몫을 했던 것입니다.


5. 두 번째는 Objectives에 대한 해석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핵심인데요. ‘경영의 실제’는 Objectives라는 개념을 경영서에 처음 사용한 책이라고 드러커는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석공이야기로 유명한 책이기도 한데, 석공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이 ‘석공 일을 하고 있다’가 아닌 ‘사원을 짓고 있다’라고 말했던 것이 바로 지식노동자로서의 모습이라고 비유했는데 이때 사원을 짓는다는 것이 바로 Objectives의 개념이라고 봐야 합니다. Objectives를 목표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이러한 번역은 일본의 번역서에서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목표의 목표, 목표에 대한 메타적인 개념에 가까운 개념이고 굳이 번역하자면 ‘목적’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따라서 Management by objectives and self control은 목표관리가 아니라, 목적과 자율에 의한 관리(OSC)라는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6. 피터드러커는 사람을 단순히 손, 발이 아닌 성과를 창출하는 주체로서 개인을 보았고 개인들이 성과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 objectives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정렬을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자 철학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는 넷플릭스가 지향하는 조직문화를 담고 있는 culture deck에서 강조하고 있는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리드하라’와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입니다.


7. 오늘은 피터드러커의 MBO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언제적 피터드러커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피터드러커의 사유가 현실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이유는 아마 MBO에 대한 오해가 여전히 우리의 경영현실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협업이라기 보다는 분업에 가까운 목표관리와 KPI, 실제 성과와는 무관하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미명하게 리더십은 실종되어버린 실적평가에 따른 차등보상 같은 것들입니다. 리워크팀은 이러한 HR의 잘못된 통념에 도전합니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깊이 탐구하고 나아가 조직의 전방위적인 변화와 성장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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