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일, 인하우스에서 일종에 사내컨설턴트, Change agent 같은 역할을 했던 저는 수행하고 있었던 프로젝트의 범위가 커지면서 신규HR팀의 팀장으로 선발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팀원이었기 때문에 긴장도 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오늘은 그날을 돌아보면서 ‘지금 알고 있던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제 막 새롭게 조직장이 되신 분들이라거나, 조직장으로서 내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걸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1. 언러닝 하라 : 램 차란(Ram Charan)은 '리더십파이프라인' 모델에서 파이프라인이 우상향하는 것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꺾이는 것 처럼 상위조직장으로 갈 때마다 조직장으로서 새로운 역할과 필요한 역량이 있다고 말합니다. 팀장은 팀장으로서, 본부장은 본부장으로서, 경영자는 경영자로서 말이죠. 따라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때 기존에 잘 해왔던 일들에 대한 Unlearning(폐기학습)이 강조되는 것이죠.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이에 대한 답은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가 '피터의 법칙'을 통해서 이렇게 답합니다. “관료화된 조직은 해당 포지션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성과에 대한 것 보다, 현재 직무를 수행하는 능력에 근거해서 선발이 이뤄진다. 따라서 현재 직무를 기준으로 능력을 더 이상 발휘할 수 없는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고, 결국 고위직은 무능한 사람으로 채워지게 된다.” 결국 무능함을 증명할 때 까지 승진하게 된다니 섬뜩하지 않나요?
2. 그렇다면 언러닝은 어떻게? : 내가 실무자일 때 강점을 보이던 영역일수록 더 강하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잘했던 일일수록 눈에 잘 보이게 되고 사사건건 참견하고 통제하는 마이크로매니징(Micro managing)으로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으로 내가 잘 해왔던 일들과 관련된 리스크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고, 감당도 더 쉽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고 조직장으로서 해야 할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권한에 대한 내용은 지난호 뉴스레터 권한의 7단계를 참고해주세요) 그렇다면 조직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란 뭘까요?
3. 리더의 역할 3가지 : 피터드러커는 ‘경영의 실제’에서 리더의 역할을 이렇게 정리하였습니다. ①조직장은 공동의 목적(미션, 목표, 전략)을 향해 구성원을 통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적과 자율에 의한 경영의 실현, 통합과 정렬) ②커뮤니케이션과 개인의 책임을 바탕으로 조직화 한다. (직무설계, 조직세팅, 적임자선발) ③구성원들이 성과를 구체화하고 개선함으로써 가시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과관리) 이 세 가지 심플해 보이는 내용은 리더의 일을 대부분 포괄합니다. 그리고 조직장의 역할을 하다보면 곧 간단해 보이는 이 세 가지만 잘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실 겁니다.
4. 리더의 역할을 가로막는 두 가지 경우 : 아마 꽤 많은 조직장들께서는 두 가지 상황에 놓여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①하나는 소팀제일 경우에 많이 나타나는데 실무를 하느라 매니징을 못하는 경우입니다. 팀장도 직접 뛰어들어서 뭐라도 해야 성과가 날 것이기 때문에 팀원들과 섞여서 선임 팀원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 상황이 고착되면 조직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위의 세 가지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장의 직무에서 위의 세 가지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당시엔 팀동료들이 고마워하겠지만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같은 패턴이라면 팀원들도 결코 고마워 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5. ②두 번째는 강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구성원을 관리하는 경향입니다. 뛰어난 실무자였던 팀장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매니징(Micro managing)이 지속되면 구성원들은 일하는 의미와 목적을 잊게 되는 활동의 덫(the activity trap)에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카리스마 있는 지휘자와 함께 일하는 느낌을 많이 받다보면 구성원들은 직무오너십을 잃게 됩니다. 이러한 조직장이 가장 간과하는 것은 조직의 성과와 조직장의 성과를 구분하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조직구성원들이 창출한 성과의 총합이 나의 성과라고 인식하는 순간, 모든 일은 내가 챙겨야 하는 일이 되는 것이죠. 조직장의 성과는 구성원들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있습니다.
6.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똑똑함을 나에게 드러낼 수 있도록 하자.” : 제럴드 와인버그가 <테크니컬 리더>에서 소개한 이 문장은 조직장이 레버리지가 높은 활동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명하게 설명해줍니다. 물론 현실을 돌아보았을 때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하는 것들은 있을 것입니다. 리더십에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십에 대해서 옳다고 생각되는 고정된 상에 닿는 것이 아니라,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좋은 이유로 선택하고, 기민하게 실행하면서, 피드백을 통해 학습해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더 좋은 방식은 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