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진주 Jun 09. 2022

꿈을 유지하기 위한 '매단 법칙'

 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축 가라앉을 때가 있다. 누구에게 핀잔을 받지도 구박을 듣지 않았는데도 그냥 갑자기 기운이 빠지고 힘이 없다. 이럴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처방하는 나만의 해결책이 바로 차가운 바닐라 라테 한 잔이다. 일상의 소음이 가득한 카페에 앉아 커피를 한 잔 하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면서 새로 시작할 기운이 솟는다.


 요즘 달달한 커피를 찾는 횟수가 늘었다. 내심   '지금 글을 쓴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 정도 했으면 됐어' 라면 꿈에 대한 미련을 조금씩 버리면서부터 였다. 일상에 지쳐 마음껏 꿈에 향해 달려가 보지는 않았지만, 매번 창작을 방해하는 일들이 생기는 걸 보며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씩 커졌다. 그래서 조금씩 마음을 접었다. 간간이 떠오르는 생각의 단상을 적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솔직히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어졌다. 꿈을 향해 달려갈 때는 세상의 고난에 무너져도 나를 지탱할 기둥이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을 져버리고 난 뒤에는 더 세상의 눈치를 보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동안 나를 나일수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의 꿈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꿈을 꾼다. 일상의 사소한 일부터 나중에 하고 싶은 일까지, 다양한 꿈들이 존재한다. 우리 고2 큰 애는 수능이 끝나면 하루 종일 pc방에 들어가 롤 게임할 꿈을 생각하고 중3 둘째는 다시 온라인 수업체제로 돌아가는 집돌이의 꿈을 꾼다. 남편은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고 큰 개와 가족들과 함께 할 제2의 인생을 그린다.  나에게 있어 살아있는 동안 이루고 싶은 꿈은 다양한 공상의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작가였다. 아동문학가도 좋고 청소년 문학가도 상관없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작가라면 좋았다. 그래서 여러 창작교실들을 전전하며 내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그곳에 가르쳐 주는 것들은 내 예상과 달랐다. 상상의 한계를 만들고 자꾸만 내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그래서 더 나에게 실망하기 싫어 꿈을 포기했다. 이른바 꿈으로부터의 도망이었다.


 그렇게 꿈을 포기하면 세상이 좀 더 편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글쓰기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겨우 그까지 껏 포기했다고'라며 코웃음을 칠 수 있는 사소한 꿈이지만 꿈을 버리고 난 뒤 내 세상은 아주 조금씩 변했다. 정말 조금씩...


 살아가며 계속 꿈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속시킬 의지와 함께 '매단 법칙'이 필요하다.  '매섭게' 채찍질하며 앞으로 나가야 할 때도 있지만, 한 살 두 살 먹을수록 좀 더 유연한 사고할 수 있는 '단 맛'의 다독거림도 장착해야 한다. 너무 매섭게 자신을 다그치기만 하면 어느 순간 꿈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바로 나처럼 말이다. 꿈은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힘들어도, 쉬어 가더라도 우선 지니고 있어야 그다음 단계가 있는 법이다.


 오늘도 또다시 달달한 바닐라 라테 한 잔을 마시며 몇 번일지 모르는 꿈에 대한 의지를 다져본다. 매번 꿈에 있어서 양치기 소녀가 되고 있지만 '언젠가는'의 희망으로 꿈을 다시 내 마음속에 꾹 담아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현대사회에서의 우물 안 개구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