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남자애들을 선호하니?” 아버지가 물고 늘어졌다.
“네, 그래요. 하지만 그냥 느낌뿐이에요. 뭔가를 ‘해본’ 적은 없어요.” (중략)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격노한 얼굴로 내려왔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가증스럽구나.” 어머니가 말했다.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p.18-19)
우리 모두는 자신이 받은 교육과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화, 자신이 사는 시대의 산물이다. 그랬기에 나는 어머니가 1890년대에 태어났고 정통파 유대교 교육을 받았으며, 1950년대의 잉글랜드는 동성애를 변태 취급할 뿐 아니라 범죄행위로 여긴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해야 했다. 어머니는 내게 잔인하게 굴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내가 죽어버리기를 바란 것도 아니었다.(중략) 그러나 어머니의 말은 나의 내면에 죄의식으로 주입되어, 거의 평생 나를 따라다니면서 자유와 환희로 가득해야 했을 성적 표현을 억제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