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와 꼰대가 아니냐의 차이

당신은 지금 꼰대의 기차를 탔나요?

by 하늘진주

꼰대와 꼰대가 아니냐의 차이점은?

꼰대와 꼰대가 아니냐의 차이점은 뭘까? 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뭐 나정도면 꼰대가 아니지’라고 생각한다면 그 자체야말로 이미 꼰대의 기차에 한 발짝 정도로 들어가 있는 게 아닌 가 싶다. 혹은 괜히 젊은 아이들의 부류에 서성인다거나 괜히 젊은 hip한 음악에 아는 체하는 것. 이런저런 일들을 떠 올리다 보니 이미 꼰대가 저 멀리서 손짓을 하고 있다. 아, 그냥 외면하고 싶어라.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말들을 종종 한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말이지.”, “공부만 하면 되는 데 왜 힘드니?” 혹은 “앞으로 뭘 먹고 살래?”

내가 꼭 우리 아이들 나이 때 친정 부모님이 하셨던 이야기들. 그 당시 나는 앞에서는 엄청 공손한 얼굴을 한 체 뒤에서는 모든 이야기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렀었다. 속으로는 엄청나게 꿍얼거렸었다. ‘맨날 공부만 하래. 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은데...... .’

이제 몇십 년이 지난 후 우리 아이들이 내 앞에서 그러고 있다. 뭐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대놓고 따박따박 의사 표현을 하니까 그나마 나의 십 대보다는 나은 걸까? 그 얘기들을 꼬박꼬박 들으면서 공감해 주는 나도 조금은 성장한 것이겠지. 그래도 우리는 ‘따박따박’ 그리고 ‘꼬박꼬박’이나마 소통이 되는 거니까.

사실 꼰대라는 말 자체를 내 입에서 꺼내게 될지는 몰랐다. 나에게 있어 ‘꼰대’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어야 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안 듣는 사람이니까. 나는 뭐 가진 것도 개뿔도 없고 나가는 것만 있는 사람인데 굳이 꼰대의 부류에 나를 넣어야 할까? 뭐 이런 생각 자체도 꼰대라고 치부하는 세상이니까. 이놈의 세상은 생각도 못 하게 만든다.

나의 십 대는 입 다물고 지내고 숨죽여야 했던 순종적인 벙어리 시기였고, 나의 이십대는 느닷없는 IMF로 취업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날벼락 시기였다. 그리고 삼십대는 개구쟁이 두 녀석을 키우느라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는 부뚜막 시기였다. 이제는 내 평생 일을 찾아보고 소통 좀 해 보려는 데 이미 꼰대의 기차를 탔단다. 이런 일이. 난 아직 입도 못 떼 봤는데...... . 진짜 꼰대의 기준은 누가 매기는 거냐고? 진짜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꼰대라는 이름표가 붙는 걸까? 나도 항상 hip 하게 살고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눈먼 자의 페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