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진주 Nov 22. 2021

꼰대와 꼰대가 아니냐의 차이

당신은 지금 꼰대의 기차를 탔나요?

꼰대와 꼰대가 아니냐의 차이점은?

꼰대와 꼰대가 아니냐의 차이점은 뭘까? 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뭐 나정도면 꼰대가 아니지’라고 생각한다면 그 자체야말로 이미 꼰대의 기차에 한 발짝 정도로 들어가 있는 게 아닌 가 싶다. 혹은 괜히 젊은 아이들의 부류에 서성인다거나 괜히 젊은 hip한 음악에 아는 체하는 것. 이런저런 일들을 떠 올리다 보니 이미 꼰대가 저 멀리서 손짓을 하고 있다. 아, 그냥 외면하고 싶어라.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말들을 종종 한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말이지.”, “공부만 하면 되는 데 왜 힘드니?” 혹은 “앞으로 뭘 먹고 살래?”

 내가 꼭 우리 아이들 나이 때 친정 부모님이 하셨던 이야기들. 그 당시 나는 앞에서는 엄청 공손한 얼굴을 한 체 뒤에서는 모든 이야기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렀었다. 속으로는 엄청나게 꿍얼거렸었다. ‘맨날 공부만 하래. 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은데...... .’

 이제 몇십 년이 지난 후 우리 아이들이 내 앞에서 그러고 있다. 뭐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대놓고 따박따박 의사 표현을 하니까 그나마 나의 십 대보다는 나은 걸까? 그 얘기들을 꼬박꼬박 들으면서 공감해 주는 나도 조금은 성장한 것이겠지. 그래도 우리는 ‘따박따박’ 그리고 ‘꼬박꼬박’이나마 소통이 되는 거니까.

 사실 꼰대라는 말 자체를 내 입에서 꺼내게 될지는 몰랐다. 나에게 있어 ‘꼰대’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어야 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안 듣는 사람이니까. 나는 뭐 가진 것도 개뿔도 없고 나가는 것만 있는 사람인데 굳이 꼰대의 부류에 나를 넣어야 할까? 뭐 이런 생각 자체도 꼰대라고 치부하는 세상이니까. 이놈의 세상은 생각도 못 하게 만든다.

 나의 십 대는 입 다물고 지내고 숨죽여야 했던 순종적인 벙어리 시기였고, 나의 이십대는 느닷없는 IMF로 취업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날벼락 시기였다. 그리고 삼십대는 개구쟁이 두 녀석을 키우느라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는 부뚜막 시기였다. 이제는 내 평생 일을 찾아보고 소통 좀 해 보려는 데 이미 꼰대의 기차를 탔단다. 이런 일이. 난 아직 입도 못 떼 봤는데...... . 진짜 꼰대의 기준은 누가 매기는 거냐고? 진짜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꼰대라는 이름표가 붙는 걸까? 나도 항상 hip 하게 살고프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먼 자의 페미니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