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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진주 Nov 11. 2023

챗GPT 시대, 나의 경쟁력

 요즘 고등학생들과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을 읽고 미래 사회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중이다. 지난주 ‘미래의 삶’에 대한 수업을 마친 후 내용들을 정리하다 보니 한 학생이 써 놓은 성찰이 눈에 띈다. 그 학생은 ‘인공지능 시대,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내용을 남겼다. 그 성찰을 보니 문득 궁금하다. 아직 사회를 잘 알지 못하는 10대의 나이, 그 아이에게 ‘경쟁력 있고’,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게 한 사회의 분위기는 무엇이었을까?


 ‘경쟁력’과 ‘필요성’은 요즘 내 머릿속을 휘몰아치는 커다란 화두다. 나날이 변해가는 사회 분위기와 기술 발전 속에서 어떻게 버티고 살아야 할지 고민이다.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배우고 익혀도 공부해야 할 내용투성이다. 그나마 사회 속에서 기술 발전이라도 천천히 진행되면 좋을 텐데, 일 년 전의 자료들이 올해는 ‘과거의 유산’이 된 지 오래다. 아무리 최신 기술, 최신판본의 책을 읽어도 사회 변화와 기술에 관련된 책만은 인쇄가 되는 순간 유행이 이미 지나가 버린다. 그런 식으로 책꽂이에 쌓인 책들이 벌써 몇 권인가. 요동치는 사회 속에서 발버둥 칠수록 도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항상 마음속에 깊이 박혀 있다.


  얼마 전 KT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 출시로 B2B 시장 점령과 대중화에 나섰다는 기사를 읽었다. ‘믿음’은 기업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는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을 지원하며,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2023년 10.31. 디지털조선일보, 구아현 기자) AI를 2022년 11월 30일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 GPT를 공개할 당시만 해도 호기심만으로 바라봤던 사람들이 1년 만에 우리 생활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필수품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인공지능 기술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관여하고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챗 GPT 인공지능 시대이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인간들이 인공지능의 통제력을 잃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올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등 AI(인공지능) 전문가들이 “6개월간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이유다. (출처: 조선 경제, 2023.03.31. 김성민 기자) 하지만, 이런 발언들이 “오픈 AI의 개발을 중지시키고 그사이 몰래 개발에 몰두해 빠르게 추격하려는 음모”라고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AI와 관련된 통제권 논쟁은 2023년 11월 ‘블레츨리 선언’으로 일단락되었다. “AI가 생화학 무기처럼 위험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 진 것이다. (2023년 11월 5일, 동아사이언스)


 이런 급변하는 상황들을 보면서 챗 GPT 인공지능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다. 어차피 AI 통제권에 대한 문제들은 AI 전문가들이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말이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는 전문적인 개발자가 아니라면 여러 여론 형성 외에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다. 모든 경계가 붕괴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기술 습득이 빠르지도 않고 정보도 느린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동안은 그런대로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추어 꾸역꾸역 살아왔지만, 앞으로도 잘 맞춰서 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IMF가 오기 전만 해도 '근면’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평생직장이 보장되었다. 학연, 지연에 따라 휘둘리는 인간관계가 좀 불편하긴 해도, 그래도 ’ 사람만 성실하면‘ 그럭저럭 밥 벌어 먹고살기가 가능했다. 절약하고, 부지런하면 ’ 장땡‘인 시대였다. 하지만 IMF가 오면서 우리나라 직업시장을 꽁꽁 묶었던 모든 끈이 조금씩 끊어지기 시작했다. 위기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필요했고, 번드레한 학벌이 중요했다. '엘리트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 기업에서는 창의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높은 학벌의 인재들을 뽑아도 일터에서 통 적응 못 한다는 이유다. 책도 열심히 읽고 기술을 배우며 겨우 따라가고 있는데, 이제는 또다시 챗 GPT 시대란다. AI와 인간, 기술과 기술, 발전과 통제하며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금 개발되는 AI 발전 속도만 봐서는 SF 영화나 SF 소설에서 보던 모든 일들이 머지않아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런 기술 변화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는 나만의 경쟁력, 필요성은 무엇일지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이런 문제는 미래를 고민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사람들이 본인들의 경쟁력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AI를 어떻게 통제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는 것 못지않게, 평범한 사람들이 급변하는 기술 변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도 절실한 생존의 문제이다. 챗 GPT 시대, 과연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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