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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진주 Jan 12. 2024

미래를 준비하는 20살 큰 애를 위한 조언

 미래에는 어떤 직업을 갖는 것이 좋을까? 고3 큰 애의 정시 결과를 기다리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기숙사형 고등학교에서도 꽤 공부를 잘했던 아들은 대부분의 상위권 아이들처럼 메디컬 쪽 학과를 지원했다. 의대를 지원하기에는 성향이 안 맞고 안정적인 전문직을 원했기에 약대를 가기를 바랐다.


 처음에는 '우리 아들이 꽤 공부 잘했구나' 싶은 생각에 약대를 지원하는 아들이 자랑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이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동생의 삶을 곰곰이 곱씹어보니 마냥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동생은 주변 병원 스케줄에 맞춰 일해야 했고, 퇴근 후에는 어린 조카까지 돌보느라 식사시간도 제대로 챙기기 힘들어 보였다. 물론 돈이야 일반 회사원 월급보다 많이 벌고 늙어서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게 지금 메디컬 광풍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의 설명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특정한 직업군을 선호하는 열풍도 한 때의 낡은 유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인기 있는 직업군과 대학학과에는 유행이 있다. 내가 대학을 진학하던 당시, 인기 있는 학과는 법대, 공대, 경영대였다. 인생을 더 오래 사신 부모님 세대들은 '공무원, 선생님'처럼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라고 말했지만, 자식들은 자유롭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길 원했다. IMF가 터진 후에는 다시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공무원 시험을 도전하는 고시생이 늘고 사범대, 교대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금에 와서는 출생률이 줄면서 그와 관련된 대학학과들과 직업군들은 차츰 젊은 세대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대학전공은 미래의 직업과 관련해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성년이 된 아이들은 적으면 1년~4년, 많으면 6년~10년의 숙년기를 거쳐 직업의 세계로 나가야 한다. 그때 어떤 직업을 가져야 아이들은 행복을 느낄까?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때 이런 것을 했더라면', '그때 이런 길을 가지 않았더라면'라고 후회하는 몇 가지가 있다. '차라리 부모님 말씀을 따랐더라면 좋았을 것을'라는 아쉬움이 남는 선택도 있고, '내 고집대로 밀고 나갔더라면 더 나았을 텐데'라고 후회하는 일들도 있다. 예측하는 데로 일들이 술술 풀렸으면 좋았을련만 항상 뒤늦게 알아차리며 뒤통수 맞는 시간들이 더 많은 인생이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어떤 삶의 방식을 가져야 행복한 미래를 얻을 수 있을까?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다. 내 마음대로만 흘러가지 않은 것이 인간의 삶이다. 현재 오로지 '워라벨', '안정적인 삶'을 최고의 목표로 앞만 보고 달리는 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20대는 보다 넓은 세상을 보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막 20살이 된 아들은 대한민국 미래 사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한다. '잘한다'라고 응원해야 할지 '좀 더 생각을 달리 해봐'라고 조언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도 빠른 대한민국에서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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